B-1B, 풍계리 코앞까지 북상…동행 못한 동맹

  • 8년 전
이번엔 '같이 갑시다'라는 한미 동맹의 구호가 어색하게 된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자정 무렵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북쪽으로 올라갔고 미국의 공동작전 요청을 우리가 거부했던 것이 우리 고위 당국자의 입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B-1B는 보통 우리 영공에서 2시간 정도 작전을 펼칩니다.

그런데 지난 23일 밤 작전은 여러 면에서 과거와 달랐습니다. 우선 북방한계선, NLL 이북에서만 2시간 동안 머물렀습니다. 비행 시간도 의미가 있지만 비행 궤적은 더 주목할 만합니다.

당초 NLL 북쪽 60km 상공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도 90km 가량 더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곳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140km, 잠수함 기지가 있는 신포에서 15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60톤 이상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B-1B가 북한의 핵심 시설들을 모조리 타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맴돈 겁니다.

이 지점에서 재즘이라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면 김정은의 평양 집무실까지도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
"앞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 경계수역 인근에서 비행을 통해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면 북한의 군사적 피로도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북단 군사작전에 앞서 미국 정부는 우리에게 공동 작전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NLL을 넘는 비행에 대해 "너무 자극적이어서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는 미군의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등의 한반도 출격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채널A 뉴스 최선입니다.

최선 기자 beste@donga.com
영상편집: 배시열
그래픽: 노을빛 정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