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세월호 아픔의 상징과도 같았던 진도 팽목항 분향소가 어제(3일) 참사 4년 5개월 만에 철거됐습니다.

슬픔과 그리움을 간직한 채 분향소는 사라졌지만, 그날의 진실을 규명해야 할 책임은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처음엔 내 아이일까 봐, 시간이 흐른 뒤엔 내 아이였으면, 팽목항에 달려온 부모들은 마음 졸이며 차가운 얼굴을 매만졌습니다.

처연한 울음이 가득하던 팽목항에서 참사 4년 5개월 만에 마지막 분향이 끝났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하면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던 약속대로 304명, 순진무구한 표정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정성욱 /故 정동수 학생 아버지 : 아이들이 올라왔던 곳이니까 많은 사람 가슴 속에 팽목항이 남아있을 겁니다. 분향소가 없어지더라도 다시 한 번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추모 공간은 서울 광화문광장과 안산 기억저장소 정도가 전부입니다.

경쾌한 걸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난 사춘기 아이들.

[세월호 침몰 당시 휴대전화 영상 : 아 기울어졌어. 야, 나 좀 살려줘. (기내방송: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가만히 있으라는 야속한 안내방송에 꽃과 같았던 청춘들은 그대로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그날 세월호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검찰수사와 재판, 청문회가 이어졌지만 명쾌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고, 어렵게 삽을 뜬 특별조사위원회도 성과 없이 문을 닫았습니다.

가라앉는 배를 보며 발만 동동 구르던 사람들은 노란 촛불을 들고, 하늘로 편지를 썼습니다.

[장애진 / 세월호 생존자 (지난해 1월 세월호 천일 추모제) : 받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전화도 해봅니다. 꿈에 나와 달라고 간절히 빌면서 잠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해 3월, 사고 천73일 만에 세월호 선체가 뭍으로 올라왔고, 미수습자 4명이 돌아왔습니다.

5명의 흔적을 여전히 찾고 있는 가운데, 배가 왜 침몰했는지, 승객을 왜 구하지 못한 건지, 실체적 진실을 찾는 움직임도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경근 / 故 유예은 학생 아버지·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 진상 규명 과정을 응원을 많이 해주길 부탁합니다. 그것만 된다면 우리 아이들 계속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으니까….]

하늘 한 번 쳐다보기 힘든 팍팍한 일상이지만, 잊지 않겠습니다, 짧은 다짐은 그날 스러진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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