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여기 자식농사 대실패한 엄마가 있다. 2남 1녀를 뒀는데 35세인 막내딸은 사춘기 딸을 둔 이혼녀로 두 번이나 실패해놓고 또 결혼을 한단다. 둘째는 집안의 유일한 고학력자로 명색이 영화감독이나 데뷔작이 쫄딱 망해 백수나 다름없는 마흔 살 총각이다.

첫째는 총체적 난국이다. 주먹질하다 학교(?)도 몇 번 들락거린 그는 44살이나 먹고서 엄마 집에 빈대 붙어 산다. 공효진 박해일 윤제문 그리고 공효진의 되바라진 15살 딸 '빵꾸똥꾸' 진지희까지 네 젊은이들을 거둬먹이게 된 고단한 엄마는 바로 윤여정이다.

영화 '고령화가족'(감독 송해성)에서 나이 값 못하는 장성한 자식을 둔 윤여정은 8일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개최된 제작보고회에서 "무한한 모성애와 소녀적 감성 그리고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엄마"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이어 "기존 고정관념에 비춰볼 때 나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다른 배우를 추천하기도 했고, 내가 이 역할을 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송해성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해서 했다. 사람들이 내가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줄 알지만 사실은 제가 잘 듣는다. 어느 순간 감독이 그 여자가 됐다고 하더라"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세 자식과 손녀를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찍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며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박해일은 평소 제가 팬이었고, 효진이는 묘한 매력이 있어 데뷔할 때부터 눈여겨봤었다. 또 윤제문은 요즘 뜨고 있더라. 하도 연기를 잘 한다길래 지켜봤는데 진짜 잘하더라"고 감탄했다.

송감독은 "진지희는 온가족이 추천했다. 특히 공효진이 강추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공효진은 "사진을 봤는데 저랑 닮았더라. 또 워낙 드센 캐릭터가 모여 있어 성인연기자에 지지 않는 카리스마가 필요했는데 지희가 적역이었다"고 말했다.

딱 봐도 콩가루 가족이다. 송감독은 이들 극단적 가족으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을까. 송감독은 "처음에는 흥행에 참패한 감독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 역시도 흥행한 영화보다 실패한 영화가 많다"며 "박해일이 연기한 오인모 캐릭터와 고령화가족의 한부분이 마치 제 얘기 같았다. 저도 이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상황이 녹록치 않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엄마나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됐다"고 동명원작을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극중 육두문자를 달고 다니는 공효진은 이날 최고의 욕쟁이로 꼽혔다. 그는 영화에 참여한 이유로 "캐스팅이 좋았고, 언제 이렇게 재밌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겠냐고 생각했다. 또 욕을 속시원하게 하는데 이럴 기회가 어딨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료배우들이 최고의 욕쟁이로 꼽자 욕을 잘하는 비결로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니다. 타고난 것 같다"며 "데뷔 초기부터 욕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능청스럽게 인정했다. 진지희는 "엄마(공효진)가 삼촌들에게 욕을 무섭게 했다"며 "엄마를 닮은 저도 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5월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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