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잔존하는 '친일'도로, 사라지는 '항일'도로

  • 5년 전
해방 70년을 맞는 오늘 일부 도로는 여전히 친일의 자취를 담고 있는 반면, 기존에 담겨 있던 독립운동가의 흔적은 도로명에서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행정자치부와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와 전북 고창군에는 '인촌로'가 있다.

인촌은 고려대학교 설립자 김성수의 호(號)로, 성북구에는 고려대가 위치해 있고 고창군은 김성수의 고향인 탓에 이 같은 도로명이 붙었다.

문제는 김성수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지난 2009년 친일 인물로 규정됐다는 점이다.

그가 일제 강점시기 전국 일간지에 조선총독부의 태평양전쟁 동원을 위한 징병과 학병을 찬양하며 선전·선동을 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기고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촌기념회와 후손은 위원회 결정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관할 구청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어떻든 도로명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한 민원이 단 한 건도 없기 때문에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며 "재판에서 친일파라고 최종 결정된다 해도 현행법상 구에서 도로명 주소를 변경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의 경우 범일동 시민회관 인근 도로가 '조방로'로 명명돼 있다.

1968년 사라진 '조선방직'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일제가 면사방직과 판매를 위해 설립한 조선방직은 시민지 시대 우리 민족에 대한 가혹한 노동탄압으로 악명을 떨쳤다.

이 때문에 1943년 조선방직 파괴를 시도하다 체포된 독립운동가 이광우의 아들이, 1인 시위를 하면서까지 명칭 변경을 요구했지만 그 이름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