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트럼프에 치적선전 보따리 안줘…힘 키울 것"

  • 4년 전
북한 "트럼프에 치적선전 보따리 안줘…힘 키울 것"

[앵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북한의 외무상이 담화문을 내놨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에 선물을 주지 않겠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힘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통일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시죠.

서혜림 기자.

[기자]

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차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우선 2년 전에는 한껏 부풀어 올랐던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오늘날에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한 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라졌다며 북미관계의 현주소를 평가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금까지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며 북한은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을 위한 북미협상 등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리 외무상은 특히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며 이것이 1차 북미정상회담 2돌을 맞으며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뿌리 깊은 대북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군사력 강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리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이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로 북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회의감도 드러냈습니다.

지난 1월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이 직접 미국을 향해 담화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목할만한 것은 오늘 발표된 리 외무상의 담화가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 등에 실리지 않은 겁니다.

북한 행보에 실망했다는 미 국무부 대변인 발언에 "망언"이라고 반발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 국장의 어제 발언도 대내용 매체에서는 전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통일전선부 대변인의 대남 비난 담화를 최근 연일 노동신문에 게재한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이 남북관계와 달리 미국에 대해서는 북미협상의 장기적 교착 상황 속에서도 반응을 지켜보며 협상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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