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노동당 대회

  • 4년 전
[한반도 키워드] 노동당 대회

북한이 내년 1월에 노동당 대회를 열고 새로운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실패를 공식 인정하고,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데요.

오늘의 한반도 키워드, 입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1월에 8차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대북제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수해까지 겹쳐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나온 결정으로 보이는데요.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당 제8차 대회에서는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시었습니다."

7차 당대회가 2016년 5월에 열렸는데, 4년 8개월 만에 8차 당대회가 열린다는 건 다소 이례적입니다.

당초 북한은 2016년 당 규약을 개정해 당대회를 5년마다 열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고 개최일을 6개월 전에만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당 대회 개최가 경제·사회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걸 고려한 조치였는데, 이번에 5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당 대회를 열기로 한 겁니다.

그만큼 경제를 비롯한 대내외 위기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당대회는 북한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입니다.

노동당 규약은 당대회가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 문제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1946년 1차 당대회를 시작으로, 김일성 체제에서는 당대회가 비교적 정기적으로 열렸습니다.

하지만 1985년 김일성 주석이 "인민들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될 때 7차 당대회가 가능하다"고 언급했고,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까지 당대회가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김정은 체제 이후인 2016년 5월, 36년 만에 7차 당대회가 소집됐는데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복이 아닌 검은색 양복을 입고 등장해 홀로 일어서서 개회사를 낭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4차 핵실험을 마친 직후였는데요.

7차 당대회를 통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천명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때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목표 시한이 올해 2020년까지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당대회 개최를 결정하면서 그동안의 경제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는데요.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 드는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하여 계획되었던 국가 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중국과 교류도 여의치 않았던 데다, 얼마 전 수해까지 덮치면서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진 겁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로 국가계획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루스(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불가능하며 따라서 이 같은 환경은 우리의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내년 1월 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북한. 이번 당 대회 개최 시점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일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올해 11월에 실시되고, 내년 1월에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데요.

북한의 경제 발전에 대북제재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미국에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는지를 고려해 경제 및 대외정책을 새로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반도 키워드, 오늘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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