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으로 산 30년…'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서 무죄

  • 4년 전
살인범으로 산 30년…'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서 무죄

[앵커]

경찰의 가혹행위에 허위 자백을 해 20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비로소 가족들을 떳떳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집을 나설 때가 33살, 딸은 2살이었습니다. 아내는 29살이었고. 나오니까 딸은 24살이 됐고, 저는 55살에 나왔습니다. 아내는 51살이 됐죠."

경찰의 고문으로 살인죄 누명을 쓴 장동익 씨.

4일 부산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장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와 함께 옥살이를 한 최인철 씨도 무죄가 선고됐고, 공무원 사칭 부분에 대해서만 6개월의 선고유예를 받았습니다.

"무죄가 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한 며칠 잠을 못 잤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기쁘고 누명을 벗었다고 생각하니까 또 다른 일도 많이…"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31년 전,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변호인을 맡기도 했습니다.

장 씨와 최 씨는 살인 용의자로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범수로 선정돼 21년 복역 끝에 2013년 출소했고 이후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2019년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지난해 1월 부산고법이 재심을 결정했습니다.

"불법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피고인들의 자백 진술 등 위법 증거를 배제했고, 나머지 증거들에 의할 때 피고인들의 강도 살인 등 주요 범행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장 씨와 최 씨를 변호해왔던 박준영 변호사는 너무나 잔인한 사건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주 안 좋은 범죄 다 들어 있는 판결문의 당사자로서 30년을 살아왔다는 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고요."

피해 당사자 측은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하는 한편 사건과 관련해 위증한 경찰 등 국가 공권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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