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젠 전쟁 끝낼 때…아프간 미군 완전철수"

  • 3년 전
바이든 "이젠 전쟁 끝낼 때…아프간 미군 완전철수"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20년 만에 전쟁 종식을 선언한 건데요.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앵커]

9.11 테러 20년이 되는 오는 9월 11일까지 완전히 철수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며 20년간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공식선언했습니다.

시한도 못 박았는데요.

아프간 전쟁을 촉발한 9·11 테러 20년이 되는 오는 9월 11일까지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라며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상적인 철군조건을 내세워 아프간에 있는 미군의 주둔 연장이나 확장을 계속 반복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오직 아프가니스탄 국민들만이 그들의 나라를 이끌 권리와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미군 병력이 아프간 정부를 만들거나 지속시킬 수 없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은 10년 전에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철군하는 동안 탈레반이 공격을 감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미군을 철수해도 외교적이고 인도적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아프간 정부를 계속 지원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미국의 최장기 전쟁이 끝나는 셈인데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일 철군을 예고한 바 있는데 이보다는 다소 늦춰진 것이죠?

[기자]

네. 아프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로 촉발됐는데요.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할 것을 탈레반에 요구했지만 탈레반은 이를 거했고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국과 함께 아프간을 침공했습니다.

이후 친미 정권을 수립하며 승리하는 듯했지만 탈레반의 저항으로 전쟁은 장기화했는데요.

그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고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포함한 동맹군 철수를 약속했지만 이 과정에서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치지 않아 반발을 샀습니다.

또 미국이 성급히 손을 떼면 결국 탈레반이 재집권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는데요.

이같은 우려 속에 평화 합의 내용을 재검토한 바이든 정부는 철군을 하되 시점을 약 4개월 늦추기로 한 것입니다.

5월 1일부터 시작해 9월 11일까지 철군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교착된 와중에도 철군 시한을 못박은 건 과감히 나서지 않으면 영원히 종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치권에서는 미군의 철수가 탈레반의 득세를 초래하는 무책임한 행동이 될 것란 주장도 나오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 등 미국이 오늘날 직면한 위협에 맞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철군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2조가 넘는 비용과 2만명에 달하는 미군 사망자, 전쟁 장기화 피로감에 따른 여론 악화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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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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