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명에 니그로·차이나맨…인종차별 단어 '수두룩'

  • 3년 전
美 지명에 니그로·차이나맨…인종차별 단어 '수두룩'

[앵커]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는 미국에선 인종차별이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죠.

아직도 미 전역의 마을이나 호수 등 지명에조차 인종차별적 단어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미국 전역을 휩쓴 인종차별 항의 시위.

이후 노예제 상징물을 없애는 등 인종차별 문화를 없애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전역의 마을과 호수 등에는 인종차별적 지명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내무부 산하 지명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원주민 여성을 경멸하는 뜻을 담은 '스쿼'라는 말이 들어간 지명은 약 800곳에 달했고, 원주민 남성을 모욕적으로 부르는 '레드맨'이 들어간 지명도 80곳이 넘습니다.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가 들어간 지명은 600여 곳, 비슷한 의미인 '다키'를 쓴 지명은 7곳이었습니다. 중국계 미국인 남성을 낮춰 부르는 '차이나맨'이 들어간 지명도 29곳이나 됐습니다.

또 멕시코계 미국인 비하 단어인 '웨트백', 폴란드 후손을 경멸하는 표현인 '폴락', 이탈리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데이고'가 사용된 지명도 있었습니다.

미 정부가 흑인 비하 단어인 '엔 워드(N-word)'를 삭제하는 등 인종차별 지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흔적이 남은 것입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인종차별이 일상 문화로 스며들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종에 따라 분리된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백인들은 흑인들과 함께 살지 않고, 그들과 함께 학교에 가거나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현지인들이 해당 장소에 대해 갖고 있는 향수 때문에, 지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지명 변경 제안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선미입니다. (smjung@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