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해외 영화를 볼 때 한글자막은 영화를 감상하는 중요한 징검다리죠.

문화 차이까지 고려해 대사에 녹여야 하는데, 관객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아들 잃은 아버지의 복수를 그린 '캐시트럭'.

코믹과 액션을 결합한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 애호가들은 이 영화의 번역가에도 주목합니다.

우리 정서에 맞는 말을 골라 대사의 맛을 살리는 번역으로 유명한 황석희 작가입니다.

우리식 '찰진' 욕설을 번역하기 위해 SNS를 통해 욕설을 공개 모집하기도 했고, 국내 최초로 이모티콘을 화면에 녹이는 파격적인 시도도 했습니다.

[황석희 / 영화 번역가 : 조금 더 자연스럽게 쓰고 싶어서. 요즘 분들은 어떤 식으로 욕을 하나 이런 것도 궁금하고. 늘 써놓고 읽어보고 고민하는 거죠. 이렇게 썼을 때 혹시나 어떤 분들은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때론 관객이 짧은 시간에 의미를 파악하도록 문화 차이까지 고려합니다.

'분노의 질주'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미국 과자 이름인데, 고심 끝에 우리나라 과자 이름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번역가들 사이에서는 자막 밑에 주석을 달면 좋겠다는 우스갯말까지 나옵니다.

영국 옥스포드 사전 편찬 과정을 담은 영화에서는, 고전 영어 단어가 속출해 골머리를 앓아야 했습니다.

결국, 의미가 비슷한 옛 우리말로 대신했습니다.

[최지유 / 영화 번역가 : 이렇게 해도 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아, 더는 쓰지 않는 옛말을 언급하고 있구나, 이 정도의 뉘앙스(분위기)라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영화의 언어장벽을 넘게 해주는 자막 번역가, 때로는 영화의 마지막 창작자이기도 합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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