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태양광 산사태 걱정 잠 못 자" "주민 생떼에 암 걸려"[강주안 논설위원이 간다]

  • 3년 전
 지난 3일 저녁 충북 제천시 대랑동에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태양광 발전소를 오가는 중장비 때문에 파손된 도로 복구 방법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시멘트로 할지 아스팔트로 할지, 시기는 언제가 좋을지 갑론을박했으나 합의가 안 됐다. 동네 입구엔 ‘대랑동 주민 일동’ 명의로 ‘덤프 2.5톤, 굴삭기 4톤 이상은 통행할 수 없다’는 경고문이 붙었다. 진입로를 돌아보니 도로 곳곳이 파손됐다. 발전소 측은 “방법을 정하면 공사를 해주겠다고 해도 계속 마찰이 일어난다”고 했다. 몇 년째 태양광 발전소와 주민들 사이에 충돌은 잦아들지 않는다.
 
울창한 숲을 없애고 패널을 깐 산지 태양광 발전소가 1만 2000곳을 넘어서면서 산촌이 전쟁터가 됐다. 마을 사람들은 “멀쩡한 나무를 잘라내고 발전소를 만든 게 무슨 친환경이냐”며 항의한다. 발전소 사업주들은 “정부에서 장려했고 마을에 발전기금도 냈는데 끝도 없이 괴롭힌다”며 억울해한다. 제천의 충돌이 한 단면이다. 직접적 피해자와 사업주 사이의 갈등은 더 극단적이다.
 
극한 치닫는 갈등
 
지난해 8월 산사태 피해를 본 김석주(65) 씨는 “장마가 시작되니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작년 사고 순간을 이렇게 설명한다.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발전소 쪽에서 우르르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쪽에 있던 집사람에게 ‘빨리 피하라’고 소리치고 저도 피했습니다. 밭은 다 망가졌고 키우던 개와 강아지들이 흙더미에 파묻혀 죽었어요.” 김 씨는 “사고 이후로 비만 오면 벌벌 떠는 청개구리 신세가 됐다”며 “와이프와 내가 태양광 때문에 천수(天壽)를 다하지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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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4098833?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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