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유럽의회, 베이징올림픽 거부 결의…中 "내정간섭"

  • 3년 전
[차이나워치] 유럽의회, 베이징올림픽 거부 결의…中 "내정간섭"

[앵커]

유럽의회가 내년 베이징올림픽 참가 여부를 걸고 중국을 향해 홍콩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은 스포츠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며 강력 반발했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먼저 유럽의회의 결의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유럽의회가 현지시간 8일, 홍콩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보이콧 하라고 회원국에 권고하는 결의안을 처리했습니다.

결의안 찬성 의원이 578명, 반대 29명, 그리고 기권 73명이었는데요.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였습니다.

결의안에는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가 '강제 폐간'됐다고 규정하며 이를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홍콩 인권침해 상황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단체의 제재를 EU 회원국에 촉구하는 한편 중국에는 홍콩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앵커]

중국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어떤가요?

[기자]
중국은 해외에서 관련 내용을 지적할 때마다 내놓았던 반응을 이번에도 변함없이 반복했습니다.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유럽연합 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이번 결의안에 대해 "흑백을 전도하고 국제 관계의 기본 규칙을 어긴 것"이라면서 "내정 간섭에 강한 불만과 결사반대 의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콩보안법 시행 1년 만에 홍콩의 법치 질서가 회복되고 정상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강변했는데요.

홍콩 경찰이 빈과일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두고는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개인과 회사에 대해 엄격한 단속을 하는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스포츠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준비와 개최를 간섭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각국 선수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럽의회의 결의안은 말 그대로 권고하는 내용으로 구속력은 없는데요.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유럽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 상태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데요.

이를 반전시킬 만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커트 캠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캠벨 조정관은 지난 6일 열린 한 화상간담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지지하지만,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기에 포함된 민감성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미국이 대만과 관련해 정교한 균형을 잡고 있으며, 대만에 대한 미국 지원의 한계선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굳이 넘지는 않겠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냈다는 것입니다.

"대만의 독립 도모를 단호히 분쇄"하겠다는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 이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강력 규제하고 나섰는데요.

자국 기업의 해외증시 상장을 사실상 허가제로 전환했다고요?

[기자]

중국 사이버 안보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자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중단하는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설립한 인터넷 감독 기관인데요.

최근 뉴욕증시 상장 이후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된 디디추싱을 조사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현재 중국에는 기업들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기 전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사실상 중국 기업은 당국의 허가 없이는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게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당국의 조치는 데이터 안보와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비밀 유지 관리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중국이 자국 기술 기업의 민감한 지리 정보나 고객 정보가 대량으로 미국 측에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한 의료 빅데이터 업체가 미국 증시 상장 계획을 돌연 보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 당국의 강력한 통제도 통제지만, 이렇게 당국의 눈 밖에 난 기업들을 향한 마녀사냥식 공격도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요.

어떤 수준인가요?

[기자]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는 '디디추싱 앱 퇴출'이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옮긴 SNS에는 디디추싱을 비난하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역자', '미국의 애완견' 등 거친 표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댓글은 관변 매체들이 받아 또다시 확대 재생산하며 공세를 퍼붓는 모습인데요.

이런 분위기 때문에 디디추싱도 뉴욕증시 상장 이틀 만에 국가보안법 심사 대상이 되자 즉각 성명을 내고 바짝 엎드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주무 부처가 디디추싱의 위험 요인을 조사해주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진지하게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좌표 찍기' 대상이 될 경우 대부분 무차별 공격을 받게 되는데요.

인권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패션브랜드 H&M은 분기 판매량이 30% 가까이 감소했고요.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경찰관 피습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가 다녔던 한 음료 회사는 불매운동 대상이 되면서 광고 모델들이 계약 해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애국주의를 부추기는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가열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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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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