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우리나라 1세대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콘서트 무대에 오릅니다.

40대에 찾아온 암을 이겨내고 복귀했던 서혜경 씨는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0년 스무 살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최고상을 받은 첫 한국인.

1세대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가 데뷔 50년을 맞았습니다.

다섯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11살이던 1971년 여름 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데뷔한 지 만 50년 하고도 두 달여.

기념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건반 위의 여제'는 최근 부소니 콩쿠르에서 1, 2위를 차지한 후배들을 대견해 했습니다.

[서혜경 / 피아니스트 : 이런 국제 콩쿠르가 물론 디딤돌이 돼서 이제 세계로 이제 나가는 거죠. 세계 무대에 중요한 역할을… (중략) 뿌듯하고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음악 전문가로 불리는 그녀답게 50년 기념 무대는 라흐마니노프입니다.

여성 피아니스트 가운데 처음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앨범을 내기도 했던 그녀는 오래전 88올림픽을 계기로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협연했던 협주곡 3번을 골랐습니다.

길고 어려워서 '코끼리 협주곡'으로 불리는 곡입니다.

[서혜경 / 피아니스트 :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니스트들한테는 어느 정도 이제 테크닉이 되고 감정이 들어가면 이 화음이 너무너무 어렵고요. 그리고 에베레스트 산 같이 누구나 한번 정복해보고 싶은 그런 곡이에요.]

10여 년 전 혹독한 암 투병 생활을 이겨내고 복귀한 그녀에겐 일상이 곧 행복입니다.

[서혜경 / 피아니스트 : 이렇게 다시 연주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중략) (제가 전에는) 세계적인 이런 것만 다인 줄 알았는데 인생이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건강하게 눈 뜨면 좋고 건강하니까 감사하고…]

피아노는 곧 자신이라며, 피아노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다는 그녀는 은퇴 시기를 묻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서혜경 / 피아니스트 : 피아노한테 56년 정열은 (아직 부족하고) 앞으로 56년 더 하고 싶습니다. 됐습니까?]

YTN 기정훈입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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