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두기나 폭사에 "무고한 희생자"…우크라 즉각 반발

  • 2년 전
교황, 두기나 폭사에 "무고한 희생자"…우크라 즉각 반발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을 맞아 전쟁의 잔혹함을 규탄하고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그런데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 우익 사상가의 딸이 차량 폭발로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무고한 희생자"라고 표현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샀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맞은 24일, 수요 일반 알현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6개월 동안 전쟁의 공포로 고통받고 있는 사랑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주님께 평화를 간구합시다."

교황은 전쟁을 광기로 표현하면서 무고한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잔인함에 대해, 광기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무고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전쟁은 모든 당사자들의 광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교황은 '모스크바에서 카시트 아래 폭탄으로 사망한 불쌍한 여성'을 전쟁의 무고한 희생자로 언급했습니다.

전쟁을 지지하는 우익 사상가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를 지칭한 겁니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해 온 두기나 역시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가 제기한 배후설을 부인해 온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유라쉬 주교황청 대사는 "어떻게 제국주의 사상가 중 한 명을 무고한 희생자로 언급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교황의 발언에 실망을 표했습니다.

유라쉬 대사는 또 "침략자와 피해자를 같은 범주에 넣어서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많은 어린이가 고아가 됐고, 고아는 국적이 없다'고 한 교황의 말을 비판한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바티칸에 파견된 주교황청 대사가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우크라이나전쟁_6개월 #프란치스코_교황 #두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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