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 민원 수차례 넣었지만 포항시가 묵살” 분통

  • 2년 전


[앵커]
이번 지하주차장 참사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파트 옆 하천이 위험해서 몇년 전부터 여러 번 민원을 넣었지만 묵살당했다는 겁니다.

정비사업을 했던 이 하천은 이전 태풍 때도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왕복 6차선 다리가 흙탕물로 덮였습니다.

난간만 겨우 보일 정도입니다.

냉천을 범람한 흙탕물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순식간에 삼켰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냉천을 찾아가봤습니다.

아파트 근처 냉천에 있는 산책로입니다.

이번 태풍과 비에 휩쓸려 곳곳이 이렇게 끊어졌습니다.

주민들은 냉천 정비 사업이 사고를 키웠다고 주장합니다.

포항시는 2012년부터 7년간 3백억 원을 들여 냉천에 산책로와 친수공간을 조성했습니다.

문제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광장을 조성하면서 하천 폭이 좁아졌다는 겁니다.

[인근 주민]
"강바닥을 많이 줄여버린 거예요. (산책로 등을) 설치한다고 바닥을 줄이니까 폭이 좁아지잖아요."

냉천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와 2018년 '콩레이' 때도 범람해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주민들은 몇년 전부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포항시가 묵살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침수 아파트 주민]
"비가 많이 올 때 넘칠 확률 100%다. 빨리 (해결을) 해달라고 민원 계속 넣었는데 안 한거예요."

포항시는 "기록적인 폭우의 영향"이라며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포항시 관계자]
"(시간당) 77mm 넘는 게 80년 안에는 없기 때문에 그렇게 설계를 해서 추진 했는데 불가항력이죠."

하지만, 2018년 11월 경상북도 감사결과 냉천에 시설물이 과다 설치됐다며 시정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지하주차장 배수와 수색 작업이 오늘로 마무리되면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경찰 수사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김민정


김태영 기자 live@ichannel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