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 왔다…까나리 양보한 어민들

  • 작년


[앵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점박이 물범'이, 올해도 어김없이 백령도를 찾았습니다. 

어민들은 그물 곁으로 먹이사냥을 하러 오는 물범을 쫓아내지 않고 반겨주며 공생 중입니다.

서주희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인천에서 배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서해안 최북단 섬 백령도. 

희뿌연 안개 사이로 점박이 물범이 보입니다.

바위에 누워 햇볕을 즐기다가, 데굴데굴 굴러 바다 속으로 풍덩 빠지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이 매년 찾는 백령도 해변인데요.

높이가 낮은 물범바위 중심으로 20여 마리가 쉬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은 겨울철엔 번식을 위해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했다가, 봄철에 다시 남하하는 회유성 해양생물종입니다.

까나리, 쥐노래미 등 먹잇감이 풍부한 백령도에는 매년 최대 300마리의 물범이 찾아옵니다. 

그물에 담긴 까나리나 쥐노래미까지 식탐 좋은 물범들이 빼가는 탓에 화가 날 법도 하지만, 어민들은 충돌 대신 공생을 택했습니다.

[김진수 / 어선 선장]
"쥐노래미 그걸 주로 먹어요. 물범들이. 어민들은 싫어하지만…이것도 보물이잖아요 백령도. 관광자원이고 앞으로도 많이 보호를 해야죠.

[윤학진 / 백령도 어민]
"까나리철이라 물범들이 그물 곁으로 먹이사냥을 하러 많이 오거든요. 같이 공생을 하는 것 같아요. 작업을 하다보면 옆에 와서 장난도 치고…"

지자체에선 물범 서식에 방해가 될까 군의 상륙저지시설인 '용치' 철거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서흥원 / 한강유역환경청장]
"(용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만, 안보 자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군부대와 협력해서…"

환경부는 어민과 군의 양보 뿐아니라 중국 밀렵 어선, 폐어구와 해양쓰레기 절감 대책도 물범과의 공생을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최혁철
영상편집 : 구혜정


서주희 기자 juicy12@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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