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의 한 항구에 배가 다니지 못할 정도로 모래가 쌓이고, 보전 가치가 큰 해안사구는 거꾸로 모래가 깎여나가 흉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인근 화력발전소 방파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땜질식 복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 안인항.
배가 오가던 항구 안쪽 바다가 모래밭으로 변했습니다.
굴착기들이 연신 모래를 퍼냅니다.
수심이 2.5m에 달했지만, 밀려드는 모래에 육지처럼 된 겁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은 원래 항구 안쪽 바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계속 모래가 쌓이고 있습니다.
가자미잡이 철이지만, 어선 40여 척은 보름 넘게 발이 묶였습니다.
일부 어선은 바닥에 부딪혀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두에는 한 달 전쯤 퍼낸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어민들은 2년 전 준공된 인근 화력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길이 1.2km 발전소 방파제가 설치되면서 기존 바닷물 흐름을 방해해 모래 이동이 비정상적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원규 / 강릉 안인어촌계장 : 모래가 막혀서 배가 못 나간 적이 없었어요. 30년간에, 그런데 최근 2년 전부터 화력 발전소 계류장을 만드는 공사를 해서 자꾸 많은 양의 모래가 유입되더라고요.]
반대로 안인항 북쪽 하시동·안인 사구는 파도에 모래가 깎여 나가는 해안침식이 심각합니다.
2,400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 m 너비의 해안 사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보전 가치가 컸지만, 지금은 침식 방지 공사로 흉물처럼 변했습니다.
화력발전소 측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모래 퇴적·침식과 방파제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강릉시는 땜질식 복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강릉시 관계자(음성변조) : 원인 규명을 하려고 별도로 검토 중이고 (용역 조사는) 1∼2년 정도 소요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천혜의 자연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지고 어민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촬영기자: 김동철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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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은 인근 화력발전소 방파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땜질식 복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 안인항.
배가 오가던 항구 안쪽 바다가 모래밭으로 변했습니다.
굴착기들이 연신 모래를 퍼냅니다.
수심이 2.5m에 달했지만, 밀려드는 모래에 육지처럼 된 겁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은 원래 항구 안쪽 바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계속 모래가 쌓이고 있습니다.
가자미잡이 철이지만, 어선 40여 척은 보름 넘게 발이 묶였습니다.
일부 어선은 바닥에 부딪혀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두에는 한 달 전쯤 퍼낸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어민들은 2년 전 준공된 인근 화력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길이 1.2km 발전소 방파제가 설치되면서 기존 바닷물 흐름을 방해해 모래 이동이 비정상적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원규 / 강릉 안인어촌계장 : 모래가 막혀서 배가 못 나간 적이 없었어요. 30년간에, 그런데 최근 2년 전부터 화력 발전소 계류장을 만드는 공사를 해서 자꾸 많은 양의 모래가 유입되더라고요.]
반대로 안인항 북쪽 하시동·안인 사구는 파도에 모래가 깎여 나가는 해안침식이 심각합니다.
2,400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 m 너비의 해안 사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보전 가치가 컸지만, 지금은 침식 방지 공사로 흉물처럼 변했습니다.
화력발전소 측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모래 퇴적·침식과 방파제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강릉시는 땜질식 복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강릉시 관계자(음성변조) : 원인 규명을 하려고 별도로 검토 중이고 (용역 조사는) 1∼2년 정도 소요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천혜의 자연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지고 어민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촬영기자: 김동철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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