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 전
중·고등학생의 문해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신을 9년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소개한 A씨는 1일 일부 학부모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상에 게재했다.

A씨는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런 데다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며 일부 학부모들과의 사이에 있었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보통 'OO를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고 했다.

또 "우천시 OO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에 있는 OO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묻는 분도 있다"며 "섭취·급여·일괄 같은 말조차 뜻을 모르고 연락해서 묻는 분들이 예전에는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며 "최대한 쉬운말로 풀어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문해력을 둘러싼 논란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3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국음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하고, '교과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전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글을 읽을 일이 없는 거다. 긴 글 읽는 걸 어려워하고"라며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글과 책 읽으라고 하지만 가정통신문조차 안 읽는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가정통신문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보냈다. 안 읽으니까"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읽기·쓰기·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의 인구는 전체 약 200만 명이며 읽기·쓰기·셈하기는 가능하지만 일상생활 활용은 미흡한 수준의 인구는 약 185만 명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AI앵커 : Y-GO
자막편집 : 정의진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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