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불국사와 석굴암 등 역사문화유산이 산재한 경주 토함산의 산사태 위험이 심각하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장마철을 맞아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는, 일반 산사태의 100배 넘는 피해를 낼 수 있는 '땅밀림' 현상까지 여러 곳에서 관측됐습니다.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석굴암에서 직선거리로 2㎞ 떨어진 경주 토함산 자락입니다.

한가운데 흉하게 파인 자국이 났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땅 높낮이가 벌어진 흔적이 뚜렷하고 곳곳에 균열이 보입니다.

땅속에 물이 차면서 산이 통째로 밀려 내려가는 '땅밀림'의 징후입니다.

표면만 무너지는 산사태와 달리, 덩어리 전체가 쓸려 내려오는 땅밀림은 피해 규모가 한층 큽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서 제기된 산사태 우려에 따라 추가 조사를 했더니, 경주 토함산 일대에서만 이런 땅밀림 우려 지역이 세 곳이나 됐습니다.

[박재현 / 경상대 환경산림과학부 교수 : 땅밀림은 산사태의 최대 100배 정도로 크게 무너지는 현상입니다. 더구나 계곡과 붙어있기 때문에, 토석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는 겁니다.]

근처에는 석굴암과 불국사 등 국보급 문화재는 물론 민가나 도로도 많아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땅밀림 현장에서 불과 350m 떨어진 곳에는 차들이 오가는 국도가 있습니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언제든 바위와 흙 수천 톤이 도로를 덮칠 수도 있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경주 토함산, 함월산 일대가 땅밀림에 취약한 그런 지질적 구조·여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발생해서 조치한다는 게 아니라 땅밀림을 전제로 이 산지를 관리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고요.]

산림 당국과 경주시, 국가유산청 등은 우선 산사태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를 진행하면서 집중호우에 대비한 주민 대피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전기호
디자인 : 전휘린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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