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월 전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 섬.

슈퍼 태풍 야기가 강타한 뒤 쑥대밭처럼 변했습니다.

군부대까지 동원된 복구작업의 최대 난관은 쓰러진 가로수.

하이커우에서만 17만 그루 가까이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혀 500개 넘는 도로가 통제됐습니다.

[우원빈 / 중국 남부전구 해군 항공병 : 우리의 임무는 주둔지의 막힌 도로를 청소하는 겁니다. 되도록 빨리 치워서 차량과 보행자가 정상 통행하도록…]

그런데, 일부 하이난 주민들은 뜻밖의 '수확'에 여념이 없습니다.

태풍에 떨어진 야자수 열매 줍기에 나선 겁니다.

가슴에 한 아름씩 안고 오토바이나 승용차로 옮기거나, 수레째 실어 나르기도 합니다.

한 농가는 창고를 한가득 채웠습니다.

[하이난 주민 : 밖이 온통 난장판인 것을 보고 우울했는데, 몇몇 이웃이 야자 열매를 따는 걸 보니 천재지변에도 낙관적이구나…]

또 다른 주민들은 바닷가로 달려갔습니다.

해변에 휩쓸려온 조개며 물고기 줍기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재난 현장이 아니라 지역 축제를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하이난 주민 : 줍고 싶은 만큼 주우세요! 전부 무료입니다! 돈 안 받아요!]

중국 누리꾼들은 하이난 특유의 느긋함을 '쑹츠간(松弛感)'이라고 표현하며 달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120만 명 넘게 나온 이재민들에게 태풍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는 비난도 제기됩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자막뉴스ㅣ정의진, 고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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