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붓펜으로만 그려 17m의 벽면을 가득 채운 벽화가 제주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4·3 유적지의 서사를 그려내 의미를 더했는데요.
KCTV 제주방송 허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시장을 들어서자 벽면을 가득히 둘러싼 펜화 작품이 펼쳐져 있습니다.
4·3의 대표적 유적지 가운데 하나인 속칭 이덕구 산전으로 불리는 사려니숲길 내의 '북받친밭'을 그려낸 풍경화, 김영화 작가의 '그 겨울로부터'입니다.
페인팅이나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작은 붓펜으로 17m에 육박하는 한지 위에 8개월의 시간 동안 한 땀 한 땀 직접 그려낸 작품입니다.
[김영화 / 작가 : 처음에 겨울부터 답사를 계속 다녔어요. 그래서 한 20번 정도 간 것 같은데…. 계절이 바뀌고 그런 과정을 계속 지켜보면서 한 폭씩, 한 폭씩 옆으로 펜으로 (그렸습니다.)]
작품은 4·3의 광풍이 몰아닥친 1948년 겨울에서 시작해 이곳에 은신했던 4·3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덕구가 떠난 이듬해까지의 6개월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작품에 그려진 숲 속에 파묻혔지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시가 새겨진 나무 팻말과 녹슨 무쇠솥, 그리고 추모객들의 제단으로 쓰이는 청동 밥상.
산전의 요즘 모습을 더해, 이 장소를 왜 기억하고 또 그려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김영화 / 작가 : 학살이나 희생, 그다음 죽음으로 상징되는 4·3 이전에 우리가 먼저 이 사람들이 꿈꿨던 세상. 이런 게 많이 잊히지 않았나 싶어서 그 의미를 조금 더 두고 싶었어요.]
어쩌면 현재의 4·3 해결 과정에서 학살 이전의 가려진 내용인 항쟁의 이유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작품은 오늘날 우리가 4·3에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KCTV 뉴스 허은진입니다.
촬영기자 : 좌상은
YTN 허은진 (kimmj02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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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대표적 유적지 가운데 하나인 속칭 이덕구 산전으로 불리는 사려니숲길 내의 '북받친밭'을 그려낸 풍경화, 김영화 작가의 '그 겨울로부터'입니다.
페인팅이나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작은 붓펜으로 17m에 육박하는 한지 위에 8개월의 시간 동안 한 땀 한 땀 직접 그려낸 작품입니다.
[김영화 / 작가 : 처음에 겨울부터 답사를 계속 다녔어요. 그래서 한 20번 정도 간 것 같은데…. 계절이 바뀌고 그런 과정을 계속 지켜보면서 한 폭씩, 한 폭씩 옆으로 펜으로 (그렸습니다.)]
작품은 4·3의 광풍이 몰아닥친 1948년 겨울에서 시작해 이곳에 은신했던 4·3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덕구가 떠난 이듬해까지의 6개월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작품에 그려진 숲 속에 파묻혔지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시가 새겨진 나무 팻말과 녹슨 무쇠솥, 그리고 추모객들의 제단으로 쓰이는 청동 밥상.
산전의 요즘 모습을 더해, 이 장소를 왜 기억하고 또 그려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김영화 / 작가 : 학살이나 희생, 그다음 죽음으로 상징되는 4·3 이전에 우리가 먼저 이 사람들이 꿈꿨던 세상. 이런 게 많이 잊히지 않았나 싶어서 그 의미를 조금 더 두고 싶었어요.]
어쩌면 현재의 4·3 해결 과정에서 학살 이전의 가려진 내용인 항쟁의 이유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작품은 오늘날 우리가 4·3에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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