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가을 산의 보물'로 불리는 송이버섯이 제철인데요.
하지만 이달 들어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 추석에는 송이를 구경조차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송이 산지로 꼽히는 강원도 양양.
하지만 올해는 버섯 판매점마다 양양 송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에, 송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송이는 적당한 습도와 함께 20도 안팎 기온이 유지돼야 잘 자라는데, 이달 초 양양 지역 기온은 최근 3년 평균보다 2도 이상 높았습니다.
[윤광옥 / 송이 채취 농민 : 30년 동안 송이를 캐러 다녔는데요. 여태까지 이렇게 늦게까지 안 나온 적은 없었어요.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1년 전인 지난해 9월 1등급 기준 1kg에 156만 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양양 송이.
올해도 송이 생산이 부진해 초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평소 이맘때 경매로 활기를 띠던 송이 공판장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첫 공판을 시작조차 못 한 채 이렇게 문이 닫혀 있습니다.
송이 생산량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1980년대 전국 송이 공판량은 1,300톤을 훌쩍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65톤까지 줄었습니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 공생하며 자라는데, 산불과 소나무재선충으로 소나무 숲이 줄어든 데다 기후 변화까지 겹쳐 더 큰 타격을 입은 겁니다.
[박응준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장 : 산불 나면 땅속까지 다 타버리니까 송이가 생산이 안 되고 재선충도 굉장히 확산이 많이 돼서 소나무가 죽어서 다 베어버리니까.]
산림청이 송이 생산량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 재배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농가 보급 시기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촬영기자: 김동철
디자인: 지경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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