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월 전
미국계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업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내기 전, 대량 매도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 당국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코스피를 휘청이게 한 보고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손실을 피한 것인지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박기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모건스탠리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HBM이 과잉공급되고 있고 D램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었다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해선 대폭 낮춘 목표 주가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보고서 발표 뒤 코스피는 크게 출렁였습니다.

연휴 뒤 첫 거래일인 19일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6% 넘게 급락했고, 다음 날 반등에도 기존 주가를 회복하진 못했습니다.

문제는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의 수상한 대량 매도 기록입니다.

보고서 발표 이틀 전, SK하이닉스 주식 101만 주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겁니다.

당시 매도액만 1,647억 원어치로, 보고서 발표 이후 급락 폭을 고려하면 100억 원 넘는 손실을 피한 셈입니다.

보고서 내용이 사전에 유출됐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 :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의 영향력이 매우 큰데, 그게 나오기 이전에 대규모로 매도한 것은 충분히 선행매매 개연성을 의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달한 사람, 받은 사람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죠.]

의혹이 일자, 한국거래소가 먼저 모건스탠리 계좌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이어, 금융당국 역시 팔을 걷어붙이고,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작성·배포하는 과정에서 관련 의무가 지켜졌는지 점검에 나섰습니다.

우선 모건스탠리 창구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한 투자주체를 찾고, 미공개 정보가 이용됐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발 금리 인하 훈풍에도 외국계 투자사 보고서 하나에 국내 시총 1, 2위 업체가 모두 휘청인 가운데, 검은 속내가 숨겨져 있었는지 여부가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영상편집;서영미
디자인;백승민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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