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시간 전
지난 2018년 장애인 김 씨 등 정부 상대 손배 소송
장애인 편의시설, 일정 면적 이상만 강제한 것 지적
"대부분 매장, 기준보다 면적 작아…권리 침해"
대법, 1심·2심 판결 뒤집고 정부 배상 책임 인정


국가가 관련 법 개정에 소홀해 장애인 접근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며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장애인 접근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첫 사례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8년 장애인인 김 모 씨 등 2명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옛 장애인 등 편의법 시행령에 경사로처럼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일정 면적 이상의 소매점일 때만 설치하도록 규정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김 씨 등은 해당 면적보다 작은 매장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공개 변론까지 열고 심리를 한 끝에 이들에게 1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정부가 개선 입법 의무를 14년 넘게 불이행했다면서, 장애인들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일상적으로 침해받는 상황을 감내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장애인 단체는 물론,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공무원은 규정을 방치했다며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장애인 접근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장애인 단체들을 곧바로 환영의 뜻을 내놓았습니다.

[김남진 /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국장 : 국가의 위법적인 행위가 해소된 것이 아니라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있다는 것을 국가가 이번 판결을 통해서 알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번 판결로 규모가 작은 소매점을 이용할 때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던 장애인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안 했다는 의미의 입법부작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만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들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YTN 김주영입니다.




YTN 김주영 (kimjy08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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