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슈퍼마켓들이 가격을 부풀려 써 놓고 마치 대폭 할인하는 양 꼼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물가를 잘 모르는 외국인 입장에선 속기 십상인데, 김태우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관광객들로 가득한 서울 명동 거리.
골목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과자와 라면 등 한국 식품을 파는 슈퍼마켓만 20여 곳 넘게 보입니다.
최대 90% '특가 할인'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살펴보니 시중판매 가격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제조사 온라인 몰에서 6720원인 과자가 이곳에선 원가 10800원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24% 할인해 8200원에 판매한다며 가격을 부풀리고 있는 겁니다.
서울역과 가까워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대형마트 매장과 명동 슈퍼마켓의 가격을 비교해 봤습니다.
과자와 라면, 김 등을 사는 데 명동 슈퍼마켓은 모두 7만 1500원이 나옵니다.
대형마트보다 거의 2만 원 더 비싼 셈입니다.
소비자가격을 높이 책정하고 할인을 해준다는 식으로 고객을 유인해 차익을 취하는 새로운 형태의 바가지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친다나이 / 태국 관광객]
"여기(외국인 상대 슈퍼마켓)선 이거 하나밖에 안 샀어요. 좀 비싼 것 같아서요."
[덩 응우옌 / 베트남인 관광객]
"친구들이 과자, 라면, 김을 산다면 대형마트를 더 추천해 줄 것 같아요."
지나친 상술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발걸음을 돌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의 경우 가격 비교가 쉽지 않은데다 신고 접수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거고, 신고가 되면 조치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한 슈퍼마켓 관계자는 "판매하는 사람이 얼마에 팔든지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우입니다.
연출 : 박희웅 이유니
구성 : 강전호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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