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로봇에 야구 심판 맡기는 것은 어떨까요"

  • 6년 전
"공 높은 거 아니에요?”

지난 3일 국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오재원 선수가 심판의 볼 판정에 의문을 갖고 던진 질문입니다. 오재원은 거듭 판정에 항의했고, 결국 심판은 퇴장을 명령했습니다.

이는 지난 2월 KBO가 선수협회에 전달한 새로운 ‘경기 중 선수단 행동 관련 지침’ 때문인데요. 이에 따르면 ‘심판에게 볼 판정에 질문할 경우 퇴장 조치’가 가능합니다.


*기존 11개 지침에서 2개 지침 추가

-경기 중 심판위원에게 질의 금지(룰 판정 여부/판정에 대한 어필 등)

-관객 입장 후 경기장에서 선수단 간 사담 및 교류 금지(장비 교화 행위 등)

KBO 야구 규칙상에도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으로 선수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KBO 야구 규칙(2018)

9.02 (a) :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은 최종의 것이다.

2.72, 2.72 (b) : 스트라이크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으로 심판원이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한 것.

그러나 야구팬들은 질문조차 못 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프로야구선수협회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지침 개선을 요구하고 있죠.

"심판이 신이네 거의” -네이버 아이디 Star1XXX

"필요 없는 권위 의식” -네이버 아이디 골드XX

이처럼 심판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지난 13일 이용규는 볼 판정에 불만을 품고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어 퇴장을 당했습니다.

불신의 원인은 결국 볼 판정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인데요. 지난 2월 ‘스포츠조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스트라이크존 일관성’이 개선사항 1위에 올랐습니다.

사실 볼 판정에 일관성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스트라이크존이 타자의 키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타자의 키가 작으면 스트라이크 존은 줄고, 반대의 경우는 늘어납니다. /자료:2018 공식 야구규칙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요? MLB 역시 KBO와 유사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할 수 없죠.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논란도 많습니다.

*메이저리그 공식 규칙 8.02(a) :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최종의 것이며 ... 어떤 선수도 이에 항의할 수 없다.

작년 8월, 디트로이트의 이언 킨슬러는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죠. 9월에는 시카고컵스 투수 랙키와 포수 콘트레라스역시 볼 판정에 항의하다 동반 퇴장당했습니다.

MLB에서조차 볼 판정 논란은 진행형입니다. 최고 수준의 MLB 심판조차 볼 판정에 오심이 많습니다. 매니지먼트 사이언스 자료에 따르면 볼 판정 오심이 약 14%가량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기계가 볼 판정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SK 와이번스 힐만 감독은 “기술이 발전하면 경기장에서의 (판정)시비를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죠.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현재 KBO는 투구 궤적을 추적하는 피치에프엑스(Pitch f/x)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삼성라이온즈는 한 단계 발전한 트랙맨 시스템을 구축했죠.

"심판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것이다.”

-심판원에 대한 일반지시 中

심판에 대한 불신이 ‘로봇 심판 도입’의 목소리로 번지고 있습니다. 심판위원, 선수, 야구팬 사이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학준 장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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