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지난 3일 검찰이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을 사법농단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최고 법관인 대법관 출신에게 헌정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영장청구입니다.

현재 사법권의 독립이 흔들리는 가운데, 양심과 소신으로 시대의 어둠을 밝힌 한 판사가 있습니다.

故 이영구 판사입니다.

1976년 어느 날 한 교사가 수업시간에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비판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기소됐습니다.

이런 형태의 재판은 정부로부터 노골적인 압박이 당연시되던 때입니다.

하지만 故 이영구 판사는 굴하지 않고 헌법과 양심에 따라 교사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1976년에 '긴급조치 9호'로 위반된 221명 중 유일한 무죄 선고였습니다.

故 이영구 판사는 후에 이 판결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의 근본은 국민의 뜻에 있으며 긴급조치가 잘못되었다는 국민의 생각을 판결에 반영했을 뿐이다."

"사법권의 독립이 결코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가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故 이영구 판사의 일화를 통해서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박재상 [pjs02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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