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오늘 회의장에선 경제대국답지 못한 일본의 의도가 드러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허름한 공간을 골랐고, 첫 만남이었지만 악수조차 건네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 김범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경제산업성 별관 10층에 있는 회의실.
한국 담당자들이 회의실에 들어왔지만 일본 담당자들은 악수조차 건네지 않습니다.
인사 등도 일절 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쳐다본 겁니다.
[효과음]
"……"
또 회의 테이블에는 참가자들의 이름표조차 없습니다.
회의 장소도 제대로 정돈돼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회의실 귀퉁이에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장비 등의 파편들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양측의 복장도 달랐습니다.
한국 측은 정장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일본 담당자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반팔 셔츠 차림이었습니다.
회의 주제와 관련해서도 종이 한 장만 붙여놨습니다.
회의실에 있는 화이트 보드에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을 출력해 놓은 겁니다.
이처럼 일본은 회의 성격을 한국의 입장이 담긴 '협의'가 아니라 '설명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문의가 와서 설명해준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국 측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호사카 유지 / 세종대 교수]
"일본의 한국에 대한 태도, 시선, 생각 다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다. 일본 입장에선 (한국이) 불청객에 해당 되는 거죠."
"일본 언론도 한국에서 두 달 전 공개된 전략물자 불법수출 적발자료를 뒤늦게 보도하는 등 이번 규제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 박용준
영상편집 :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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