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단독]사회적 거리두기 잊은 박원순 / 대통령의 ‘이색’ 축하 선물

  • 4년 전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나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그 콩밭이 어딘 거죠?

2년 뒤에 있을 대선 콩밭인데요.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부처님오신날에 시장 공관으로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했습니다.

공관 곳곳으로 직접 안내하고 자신의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다양한 주제로 간담회도 열었는데, 기념사진은 필수였겠죠.

Q. 누굴 초대했는지가 궁금하네요.

SNS에서 영향력이 큰 인사들 10여 명을 모았는데 아마도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우군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황금연휴 때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였는데, 서울의 방역 책임자인 박 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잊었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뷰: 당시 행사 참석자 ('여랑야랑' 인터뷰)]
발열 체크도 안하고 전혀 그런 것(방역)도 없고 사적인 얘기를 공관에서 하는 자체도 조금 이해가 안 갔거든요. 

Q. 다시 코로나 공포를 촉발시킨 이태원발 집단감염도 황금연휴 때 발생한 거죠.

그렇죠. 그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시기였는데, 박 시장은 공관에서 3시간 동안 마스크도 쓰지 않고 사적 모임을 연 겁니다.

Q.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도 취재가 됐나요?

저희가 당시 참석자를 통해 녹취를 입수했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달 30일)]

제가 서울시장 3번 했잖아요. 서울시장 3번하기가 쉬운 일인가요. 시민들이 다 아는 거예요. 서울이 달라지는 걸 느끼잖아요.

이재명 (경기도)지사하고 경쟁할 상황은 아니고요. (이 지사는) 저보다 한참 동생이고. 아마 '형님 먼저 하십시오' 할 거예요.

제가 잘 되면요, '악법개폐청'을 만들고 싶어요. 법은 만들어지는 순간 이미 현실과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근데 그게 개정되려면 너무 긴 세월이 걸려요. 

Q. 여러 정치적 이야기도 했군요. 그런데 이런 만남의 형식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지 못한 걸까요?

박 시장 측에서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게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행사 참석자 ('여랑야랑' 인터뷰)]
박원순 시장님의 비서관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고 나서 이 모임 이야기를 SNS에 올렸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전에는 곤란하다고…. 

Q. 아주 급한 행사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19 사태가 좀 가라앉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다음 주제로 가보겠습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이 취임 축하를 위해 오늘 여야 원내대표들을 찾아갔죠? 분위기 어땠습니까?

관례대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부터 찾았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저희가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강기정 / 청와대 정무수석
대통령님 말씀이 있으셔서 몇 자 적어왔습니다. 정말 대화와 협치에 크게 나서주실 것이라고 기대의 말씀과…. 그런데 고용보험법 시행 시기가 공포 후 1년으로…

주호영 /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저는 축하하러 오신 줄 알았는데 주문도 많으시네.

Q. 상견례 자리에서, 그것도 기자들 다 있는 공개발언 때 이렇게 구체적으로 주문을 하기도 하나요?

다소 이례적인데, 문재인 정부가 집권 4년차인 만큼 21대 국회 초반부터 속도를 내겠다, 이런 의지가 담긴 걸로 보입니다.

Q. 여당 원내대표에게도 대통령 주문서를 전달했습니까?

역시 발언할 내용을 따로 적어와서 읽었는데, 여야에 보낸 대통령 주문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여당에는 당정청 원팀과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임기 후반에도 청와대가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야당에는 예술인에게 실업 급여를 주는 제도를 더 빨리 시행해달라, 이런 식으로 요구사항이 아주 구체적이었는데,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내어주는 게 정치고 협치겠죠.

오늘의 한 마디는 '협치도 중요한 국정 성과' 이렇게 정했습니다.

Q. 마무리하기 전에 아쉬운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이재명 기자가 오늘 마지막 여랑야랑이죠?

네, 지난 8개월 동안 정치를 좀더 쉽고 친절하게 전해드리려고 했는데, 제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Q.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다음 주부터 정치부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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