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지하철 객실 안 에어컨 필터 먼지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기 중에 균이 떠다닐 경우,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폐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출근 시간 운행을 갓 마친 서울지하철 1호선 차량 안 에어컨 뚜껑을 열어봤습니다.

새카만 먼지에 뒤덮여 있는 쇠 그물판 하나가 나타납니다.

세척한 지 열흘 정도 지난 에어컨 필터입니다.

필터 일부를 떼어내 전문 기관에서 검사해보니,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성 세균 최소 2종이 발견됐습니다.

필터 지름 5cm에서 검출된 건 바실러스 세레우스와 황색포도상구균으로,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분류됩니다.

공기를 매개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피부에 닿아 신체 내부로 옮겨지거나 직접 호흡할 경우 구토 증상은 물론, 폐렴까지 유발합니다.

[엄중식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그 자체가 당장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이론적으로 황색포도알구균은 폐렴의 원인이 되는 균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코레일이 관리하는 실내 공기 질 측정 기준에는 병원성 세균 관리 항목은 아예 빠져있습니다.

필터 관리는 열흘에 한 번, 살균 작업 없이 수돗물로 세척하고 있고 환기구는 한 달 간격으로 하는 청소가 전부입니다.

[코레일 관계자 : (안쪽도 먼지가 많은 것 같은데, 세척도 하시나요?) 그거는 저기 한 달에 한 번씩 차를 전체를 다 청소하거든요?]

문제는 지하철 안 에어컨 필터의 식중독균 분포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윤준병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기 질 관리 기준, 이 부분도 제대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고요. 실제, 광범위하게 어느 정도로 분포돼있는지 (유관 부처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실태조사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지하철 승객들의 건강 안전을 위해 대책 마련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YTN 박희재입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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