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나흘째…"내일 오전 주불진화"

  • 2년 전
울진 산불 나흘째…"내일 오전 주불진화"

[앵커]

지난 4일 시작된 경북 울진 산불은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면서 결국 주불을 진화하지 못한 채 나흘째를 맞았습니다.

산불이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남쪽으로 번지는가 하면 아직도 울진 곳곳에서는 연기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울진 산불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

[기자]

네, 경북 울진 덕구리 덕구온천에 나와있습니다.

제가 지금 혹시 불씨가 날릴 위험이 있어, 이렇게 소방관 복장을 잠시 착용했습니다.

그만큼 급박한 상황입니다.

제 뒤로 보시면 연기가 계속 피어 오르고 산 중턱에는 불길이 길게 이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제 옆으로는 이렇게 소방관들이 특수화학차를 동원해 연신 물을 뿌리고, 헬기도 계속 투입되고 있습니다.

덕구 온천은 울진지역 최대 위락시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 뒤에 불이 바람을 타고 제 앞으로 넘어오면 덕구온천 콘도 건물과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 위험을 막기 위해 소방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필사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저 불은 나흘 밤낮으로 산 능선을 타고 확산해 이곳까지 덮쳤습니다.

저 산 넘어 뒤편은 온통 불에 탄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방어선 구축으로 더 이상은 넘어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이곳이 보시는 것처럼 계곡을 형성하고 있어, 이따금씩 강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방과 산림당국은 이 일대의 최대 위락시설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울진 산불은 이렇게 예상과 달리 주불 진화에 난항을 겪으며 산불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았습니다.

여전히 울진군 전체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득하고, 곳곳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이런 사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빨리 진화가 돼야 할텐데요. 울진 산불 전체 상황을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 밤사이 야간진화작업을 통해 확산 저지에 성공하면서 전체 진화율이 조금 올라 지금은 진화율 50%를 넘긴 상황입니다.

어제도 주불 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역시 바람이 문제였습니다.

동쪽으로 불던 바람의 방향이 남쪽방향으로 바뀌었고, 많은 연무와 연기가 피어올라 공중 진화 작업을 어렵게 했습니다.

오늘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오전까지는 기상 여건이 좋고, 바람이 거세지 않을 것으로 예보돼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쯤부터 바람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산림청은 오늘 안에 주불 진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화선이 60km에 달할 정도로 길게 퍼져 있고, 불길이 있는 곳마다 인력이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건조한 날씨는 계속돼 작은 바람에도 불이 쉽게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산림청은 내일 오전까지는 주불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부터 바뀐 바람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금강송 군락지도 위협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특히 수령이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가 모여 있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도 코 앞까지 산불이 진행됐는데요.

밤사이 산림과 소방당국은 산불 확산저지와 더불어 이 금강송 군락지를 지키는 데 사활을 걸어 불길을 막아냈습니다.

또 어제는 불이 국보급 보물이 있는 불영사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영상회상도 등 보물 2점과 유형문화재 1점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이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 대부분이 금강송 군락지 인근 불길을 잡기 위해 연신 물을 퍼다 뿌리고 있습니다.

투입된 헬기에는 산불 지연제를 장착했고, 또 헬기의 취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주요 지점마다 4만리터 용량의 이동식 저수조 6개를 설치한 상태입니다.

한편 산림청은 이번 산불 원인으로 담뱃불과 같은 실화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조사 감식반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실화 용의자를 찾는 조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진 산불현장에서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화재 #산불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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