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싹이 움트기 시작한 겨울의 끝자락. 아직은 앙상한 나무숲을 구경하며 산을 오르다 오래된 옛집을 발견했다.
연기를 내뿜는 연통에 이끌려 주인도 없는 집을 기웃거리던 승윤.
조심스럽게 집을 구경하던 그때, 멀리서 개 한 마리가 달려와 안기는데.
그 뒤로 지게에 지고 나타난 한 사내. 거칠게 난 수염이 무척 잘 어울리는 자연인 박수제(62)씨다.
자신을 ‘은둔인’이라 칭하는 이 남자. 80년이나 지난 오래된 옛집에 기거 중이라는 그는 이야기가 궁금하다.
산에서의 첫 4년은 적막함과 고독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자 눈앞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은 평온해지고 과거에 겪었던 상처들이 눈 녹듯 녹아내린 것.
원두를 직접 갈아 내려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고 멧돼지 고기를 훈연해 유럽식으로 즐긴다는 이 남자.
멍 때리며 살다 보니 자칭 행복한 바보가 되었다는 자연인 박수제 씨의 이야기는 2022년 3월 16일 수요일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