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봉쇄에 지친 중국인들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

  • 2년 전
[차이나워치] 봉쇄에 지친 중국인들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

[앵커]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도시 곳곳이 봉쇄된 중국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는 주민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봉쇄 지역의 주민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어제(31일) 오후 중국 SNS에 올라온 장면입니다.

단계적 봉쇄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봉쇄된 문을 지나 큰 길로 나서고 있습니다.

방역 요원들이 출입구 쪽을 막아서기 위해 다가가고 있지만, 몰려나온 주민들의 수가 만만치 않습니다.

갑작스런 봉쇄로 식재료 등 생필품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참다못해 밖으로 뛰쳐 나간 겁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엄격함을 넘어 지독한 방역 정책 탓에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밥이 필요하다. 우리는 출근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가 필요하다."

[앵커]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응급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또 있었다고요?

[기자]

역시 상하이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영상을 보시면, 누군가 구급차 보조석에 방역복을 입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평소 천식을 앓던 가족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심장 박동이 멈췄다며 호소했지만 방역복을 입은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방역복을 입은 사람은 해당 아파트에 다른 긴급 환자를 구하러 온 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애초 출동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심장제세동기라도 빌려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채 아파트를 떠나버렸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환자는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결국 관계당국도 해당 의사의 미숙한 조차에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난해 중국 시안에서는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심장병 환자가 진료를 거부당해 숨지는가 하면, 임신부가 유산을 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SNS에서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도시 봉쇄가 초래한 재난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 같다는 목소리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하이의 한 대형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에 따른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상하이 최대 요양시설인 둥하이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코로나 감염으로 격리되면서 대체 투입된 인원들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는데요.

신문은 실제 피해는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강력한 방역 정책에 따른 의료시스템의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요.

이런 가운데, 조금 황당한 영상이 중국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다름 아닌, 물고기를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알려진 것입니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한 수산물 시장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역 요원이 핵산 검사를 하겠다며 커다란 생선의 입에 면봉을 넣고 있는데요.

또 다른 영상에서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는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의료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허난성 위저우시에서는 방역 요원이 마늘잎에 면봉을 문지르며 검체를 채취하는 장면이 SNS에 올라와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중국에서는 택배 등 우편물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경계령도 내려지면서 택배 배송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데요.

물류센터에서 발이 묶여 택배를 두고 '택배 격리' '소포 격리'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부터 단계별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시가 애초 계획보다 봉쇄 기간을 사실상 더 늘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하이 중심을 흐르는 황푸강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눠 단계별로 나흘씩, 총 8일간 봉쇄하겠다는 게 상하이시 당국의 당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단계별 봉쇄가 끝난 뒤에도 감염자가 확인될 경우 해당 구역의 봉쇄를 계속하겠다는 내용의 후속 계획을 밝혔는데요.

후속 대책에 따르면, 먼저 4일간의 격리를 마친 황푸강 동쪽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나온 건물은 '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최대 14일간 격리를 해야 합니다.

격리기간은 봉쇄가 시작된 날부터 계산하기 때문에, 앞으로 열흘은 더 집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가도 또는 진으로 불리는 행정구역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될 경우 해당 지역 전체를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7일간 추가 격리하도록 해 최소 3일은 더 집에 머무르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후속 조치는 오늘부터 봉쇄에 들어간 황푸강 서쪽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봉쇄 기간이 연장되게 됐습니다.

"상하이는 핵산검사 키트와 격리시설, 의료병실, 치료제와 항원검사 키트 등 방역 물자 비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를 비롯해 각지의 봉쇄 조치가 길어지면서 중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중국 #코로나19 #상하이_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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