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첫 설 명절인데다 황금연휴라서 장거리 운전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전기차 운전자들은 꽉 막힌 도로가 짜증을 넘어 무섭다고 합니다.
배터리 충전 시설이 부족하고 너무 열악해서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이른바 '충전 난민'이 되진 않을까 겁이 난단 겁니다.
남영주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거리두기 없는 명절로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
전기차 운전자에게는 꽉 막힌 도로보다 더 두려운 건 배터리 충전입니다.
온 가족이 타 무겁고, 추운 날씨에 히터라도 틀면 주행가능 거리가 뚝뚝 떨어집니다.
[윤영민 / 전기차 운전자]
"충전할 데가 없으면 가다가 중간에 설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람 많을 때는 대기 시간도 길고, 고장 난 충전기들이 많아요."
웬만한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충전소가 다 있다지만 믿을 게 못 됩니다.
지도엔 충전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넉 달째 철거 상태.
[공사 현장 관계자]
"(전기차 충전소 왔다가 몰라서 그냥 가시는 분들도 계신가요?) 간혹 있는데요. 왔다가 다음 휴게소 가서 (충전)하시는 걸로."
회전율이 빠른 초고속 충전시설은 턱없이 부족한데다, 특정 업체 차량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38만대.
고속도로에 설치된 충전기는 873대로 휴게소당 평균 4대꼴인데 기다리고 충전하는데 보통 1시간은 걸립니다.
또 다른 휴게소, 앱에는 충전기 4개가 있고 충전 가능으로 뜨지만 막상 와보니 2개는 고장 나 있습니다.
[현장음]
"여기 지금 충전 못 하게 막아놨는데요. 살펴보니까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에러코드가 떠 있어요."
결국, 남은 두 군데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정재윤 / 전기차 운전자]
"충전 장비가 많지가 않죠. 지금도 기다리고 있잖아요."
[염동식 / 전기차 운전자]
"지금 막 전쟁이야. 휘발유 같으면 어디서나 넣으면 되는데, 나는 충전하다가 톨게이트 빠져나갈 때도 많이 있어요."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 전기차 운전자는 도로 위 충전 난민이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이혜리
남영주 기자 dragonball@ichannela.com
Category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