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메라]느리고 투박해도…‘추억’이 팔린다

  • 작년


[앵커]
'옛날 감성'을 즐기려는 레트로 열풍은 식을 줄을 모릅니다.

최신 스마트폰 대신 발품을 팔아 찾은 아날로그 피처폰을 쓰고, 1970년대 감성의 카페를 즐겨찾는 사람들을 경제 카메라, 신선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000년대까지 대중적으로 사용됐던 피처폰이 최근 다시 등장했습니다.

전화와 문자 위주라 스마트폰보다 손이 덜 가고, 옛날 감성의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박제상 / 20대 피처폰 이용자]
"벨이 울려서 꺼내서 받으면 옛날 벨소리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고 하는데 저는 그냥 핸드폰이다. 개의치않아요."

단종된 피처폰은 중고에서 최대 10만 원을 주고 사야 합니다.

발품을 팔아서 구해야 하는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지난 한 달 동안 피처폰 거래량이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최신 스마트폰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저화질' 사진도 인기를 끌면서 옛날 필름 감성을 입히려 앱을 내려받기도 합니다.

1970년대가 연상되는 카페, 손님은 20대부터 머리가 희끗한 70대까지 다양합니다.

[김순녀 / 70대]
"젊은이도 있고, 늙은이도 있고 다양하네 손님이. (그래서 더 좋죠?) 어"

70대 어르신들에겐 싼 값에 커피와 쌍화차를 즐길 수 있는 사랑방 같이 편한 공간입니다.

[장옥순 / 70대 ]
"할머니들이 비싼 데 가서 먹고 그러면 또 거기 가서 눈치 봐야 되잖아.

20~30대는 복고 패션을 하고 옛날식 카페를 찾습니다.

[이하은 / 20대]
"인테리어가 옛날 그대로 있는 게 마음에 들어요. 레트로 느낌을 찾고 싶어가지고 찾아오게 됐어요."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최근 가전업계에선 1970년대 내놨던 선풍기를 다시 선보였습니다.

일반 선풍기보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높은데도, 40~50대 향수를 자극하며 모두 팔렸습니다.

[박동민 / 가전업계 관계자]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이랑 과거 레트로 느낌을 생생하게 재현했다는게 소비자들의 이목을…"

파란 날개에 투박한 버튼이 아빠에겐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아들에겐 재미있는 소품입니다.

[김휘동 / 50대 아빠]
"장난감처럼 나왔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실제로 또 작동하는 선풍기였고, 그래서 그냥 서슴지 않고 사게 됐어요."

[김유현 / 중학생 아들]
"옛날에는 달랐던 조작법이 있나 그게 또 궁금해서 자주 물어보기도 하고, 또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아빠의 옛날 이야기도 이런 걸 보면서 들으면 좀 더 생생해지고"

한철 유행일 것 같던 레트로 열풍은 코로나 이후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옛 물건에 2030세대의 감성이 더해지며 패션과 식음료, 가전 등 전 산업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신선미 기자 new@ichannel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