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 오늘 북한 잠수함 침투...전쟁을 잊으면 위태로워진다[전병규가 소리내다]

  • 작년
27년 전인 1996년 9월 18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안인진리 일대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달빛조차 비치지 않았다. 이날 따라 파도가 심해 경계도 평소보다 완화됐다. 필자는 당시 동해안을 지키는 철벽부대(68사단·현 23경비여단)에서 실무 장교(대위)로 근무하고 있었다. 

 
 새벽 2시께 사단 지휘통제실에서 안인진리 바닷가에 ‘불빛이 번쩍했다’며 비상소집을 했다. 이것만으로는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다. 필자는 현장조사팀이 아니었지만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이미 군경합동조사팀이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어두운 데다 파도까지 심해 미상의 물체가 바위섬인지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어둠에 눈이 적응되자 잠수함의 출입구인 해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위에 벗어 던진 잠수복과 물갈퀴가 널려 있었다.  
 
 조사팀은 10∼12명이 탑승하는 ‘북한 상어급 잠수함’으로 결론 내렸다. 심장이 쿵쿵거리며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잠수함을 타고 온 북한군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오전 10시경 북한군 잠수함이 침투했다는 첫 보도가 나왔다. 조금 지나 안인진리 일대에 기자만 150여 명이 몰려들었다. 언론은 그때까지도 생소한 위성 장비를 활용해 실제 군사작전을 최초로 실시간 보도하기 시작했다.  
 
 오후 4시 30분경 북한군을 추격하던 장병들이 안인진리에서 서남방 7km 떨어진 청학산(338m) 중턱 무덤가에 쓰러져 있는 북한군 11명을 발견했다. 일부에선 “잠수함의 승조원이 10~12명이니 전원 자살한 것이다”라며 작전 종료를 예상하는 성급한 소리도 나왔다. 
 
 50여명의 기자와 함께 현장에 가니 맨 앞에 1명이 쓰러져 있고 그 뒤에...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145?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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