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의대 정원 파격 확대 추진…지방 의료격차 해소 초점

  • 10개월 전
[뉴스현장] 의대 정원 파격 확대 추진…지방 의료격차 해소 초점


[앵커]

의대 정원을 1천명 이상 확대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가 이렇게 파격 확대에 나서는 이유가 뭔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부 배삼진 기자 나왔습니다.

의대정원이 확대된다고 하면 2006년 이후 18년만에 증원이 이뤄지는 것인데요.

정부가 이번 주 후반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천명 증원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예, 정확하게 몇 명을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안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의대정원을 1,000명 이상 늘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2006년 이후 변화가 없습니다.

당초 정부는 2000년 의약 분업으로 줄었던 의대정원 351명을 원상 복구하거나, 정원이 적은 지방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500명 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는데요.

하지만 의사 부족이 심각해 지방 의료는 붕괴 직전이고,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 지원자가 없어 환자들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의대 정원이 1,000명 이상 늘어난다고 하면, 한 해 뽑는 의대생 수가 4천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건데, 우리나라 의사수가 많이 부족하다고 보는 거네요.

[기자]

당장의 부족도 문제지만, 앞으로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되고 건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의사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와 비교하면 국내 1,000명당 의사수는 한의사를 포함해 2.6명입니다.

OECD 평균인 3.7 명인데요.

한국보다 낮은 곳은 2.5 명인 멕시코가 유일합니다. 반면 의사협회는 인구가 감소하고, 배출하는 의사 수가 매년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 지원율이 급감하는 수준이고, 지방에서는 응급실 뺑뺑이 사태에 사망선고를 할 의사조차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구체적인 사례가 몇 번 보도된 적이 있었죠?

정부는 얼마만큼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 것인가요?

[기자]

대표적인 사례는 강원도 속초의료원인데요.

올해 1월부터 주 4일 단축 운영하는 파행을 겪었죠.

전문의 5명 가운데 3명이 잇따라 퇴사했는데, 인력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없었습니다.

연봉을 4억원까지 올리고,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수료자까지로 자격을 확대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넉 달 만에 정상화됐지만 비단 속초의료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 3월 대구에서는 10대 청소년이 4층 건물에서 떨어진 후 2시간 넘게 응급실을 찾아 전전하다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고요.

지난 5월에는 경기 용인시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70대 노인이 구급차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노인은 사고 접수 10분 만에 구조돼 구급대원들이 인근 대형병원 12곳에 받아줄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중환자 병상 부족 혹은 응급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잇따른 소아과 폐업으로 소아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길게 대기하는 이른바 '오픈런'도 비일비재합니다.

[앵커]

그럼, 얼마나 의사가 부족한지 구체적인 통계가 있습니까?

[기자]

전국에 의과대학은 40곳이고요.

전공의를 받아 수련하는 병원은 현재 212곳입니다.

1년에 두차례 모집을 하는데,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모집인원 143명에서 지원자가 4명에 불과했습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30명 모집에 1명, 외과는 72명 모집에 5명, 응급의학과는 40명 모집에 3명이 지원하는데 그쳤습니다.

외과나 산부인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한 자릿수 지원율에 머물렀는데, 반면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성형외과는 지원율이 300%를 넘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30년에는 의사가 1만4,334명, 2035년에는 2만7,232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2035년 기준 내과·소아청소년과·신경과 등 내과계 1만여명, 외과·정형외과·산부인과 등 외과계 8,857명, 마취통증의학·병리학 등 지원계 7,450명, 일반의 1032명 등입니다.

2020년 발표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팀의 분석한 자료를 보면 더 심각합니다.

2030년에는 의사가 2만5천여명, 2040년 2만7천여명, 2050년엔 2만8천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 수급모형을 토대로 필요한 의대 정원을 계산해봐도 2025년부터 정원을 1천명씩 늘려도 2050년 의사인력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서울과 수도권, 지방과의 의료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국내 의사 수와 의대 정원이 모두 서울에 집중된 모습입니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021년 기준 서울 3.37명으로, 전국 평균 2.13명을 훨씬 넘습니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경기는 1.68명, 인천은 1.77명에 불과해 서울만 벗어나면 의료 인프라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의사 수는 세종이 1.23명으로 가장 적었고, 경북과 충남, 충북, 울산 등도 매우 적었습니다.

여기다 전국 의대 40곳 중 8곳이 서울에 몰려 있고, 지역별 의대 정원 편차도 큰데요.

2021년 기준 의대 정원을 보면 서울이 826명으로, 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요.

부산·울산·경남 459명, 대구·경북 351명, 대전·충남 332명, 강원 267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남과 세종에는 의대가 아예 없습니다.

인구 1만명 당 의대 정원은 2021년 기준 서울 0.87명으로 전국 평균 0.59명의 1.5배에 달했고요.

경기 0.09명, 경북 0.19명, 경남 0.23명 등은 서울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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