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결혼·출산 꺼리는 청년들…中 인구절벽

  • 9개월 전


[앵커]
중국 축구에 있다는 “공한증" 한국 공포증이죠. 

요새는 “공혼증”. 

“결혼이 공포”란 말이 유행이랍니다. 

결혼이 두려우니 아이도 안 낳겠죠. 

작년엔 인구 대국, 전 세계 1위 자리도 인도에 뺏겼습니다.

뭐가 두려운 걸까. 중국 젊은이들에게 들어봤습니다.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 

개인 신상 정보가 가득 담긴 서류가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한 서류에는 30대 의사 딸을 둔 부모가 키 175cm 이상에 나쁜 습관이 없는 사윗감을 찾고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공원에는 중년의 어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자녀의 결혼을 위해 직접 맞선 장소를 찾은 부모들입니다.

결혼에 관심이 없는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중국식 맞선 시장으로 불리는 '상친회' 에 모인 겁니다.

[상친회 참석 부모]
"우리 애들은 모두 30대예요. (결혼이 급한가요?) 그렇죠. 서둘러야죠. 어떻게 안 급해요?“

최근까지 원아 모집을 했던 중국 후난성의 한 유치원은 현재 불이 꺼진 채 폐건물이 됐습니다. 

최근 문을 닫은 유치원만 중국 전역에서 5610곳에 이릅니다.

산부인과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모두 중국 청년들의 결혼 기피 풍조가 낳은 현상입니다. 

중국의 최근 혼인 건수는 683만 건, 출생률은 6.39%로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캉이 / 국가통계국 국장 (17일)]
"인구 자연 증가율은 -1.48% 입니다."

경제적 부담 등으로 "결혼이 두렵다"는 뜻의 '공혼증' 이라는 말까지 유행할 정도입니다.

[대학생 A]
"저는 결혼하지 않을 것 같아요, 비혼주의를 더 선호해요."

[대학생 B]
"예전엔 결혼이 공동 생활과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실현할 수 있어요."

[직장인]
"비혼주의는 많은 젊은이들이 선택한 생활 방식이죠. 저도 비혼주의자 입니다."//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중국 정부는 혼인율과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세제, 복지 혜택을 주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광둥성 등 일부 지방에선 농촌 지역 노총각의 결혼을 성사시키면 중매자에게 최대 19만 원의 보상금을 주기로 했고, 후난성에선 둘째, 셋째 낳기를 독려하는 전화까지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시안시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중국의 혈통을 잇고 부흥시키는데 동참하라"는 문구를 냈는데, 과도한 결혼 강요라며 오히려 빈축을 샀습니다,

[중국 여성]
"애를 더 낳을 수 없어요. 오히려 해만 될 뿐이에요. 국가야 미안하다!"

오는 3월, 중국 정부의 운영 방침을 정하는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도 결혼과 출산 문제가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형새봄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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