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월 전
주로 유럽의 유서 깊은 문화 공간의 건축 내부를 촬영해 온 80세 노장 칸디다 회퍼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밖에 리차드 미드락, 알렉스 프레거 등 사진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전시회를 김정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장식적인 벽화!

그 옆에 새롭게 만들어진 현대미 넘치는 나선형 계단!

파리의 카르나발레 박물관의 오랜 역사가 칸디다 회퍼의 사진에 나란히 담겼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권의 부속 도서관은

작가의 손길을 거치니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사진으로 완성됩니다.

사람이 드나드는 공간에서 사람을 배제하고, 오롯이 공간을 주인공으로 하다 보니 공간의 유구한 역사가 오롯이 기록됩니다.

[최보경 /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 인간이 부재함으로 인해서 사실상은 인간의 문화적인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들이기 때문에 인간의 활동이 더 부각 된다고 역설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칸디다 회퍼는 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문화적 공간을 세밀한 구도로 구현해 온 독일의 사진작가입니다.

인공조명 없이 내부 빛과 채광만으로 사진을 찍고 나중에 보정을 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집요할 만큼 정교한 좌우 대칭의 구도! 작가는 의도하지 않았다지만 곳곳의 빨간 색깔이 이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듭니다.

인물 각각의 혼란스러운 움직임이 한 컷 사진에 포착됐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사실은 등장인물의 위치, 의상, 손짓 하나까지 작가가 치밀하게 연출한 장면입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지구본, 성조기 등의 사물을 곳곳에 배치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시간과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모두가 주인공!

한 컷 한 컷마다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알렉스 프레거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바다 위 인물을 20년간 같은 시점에서 찍고, 한 프레임에 연작으로 담은 이 작품!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이면엔 9.11 테러 이후 작가의 심적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광활한 대자연을 포착하며 그 안에 환경, 정치, 사회문제를 녹여내는 리차드 미즈락의 사진전입니다.

팬데믹 기간 작업한 신작 코끼리 우화 시리즈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하와이 나무숲의 이미지에 명암을 주거나 컬러를 입혀 마치 풍경화처럼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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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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