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전
[여의도풍향계] 내용은 여전히 반쪽?…마주 앉은 첫날부터 '뒤끝 작렬'

[앵커]

22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원구성을 마무리했습니다.

여야가 드디어 한자리에 마주 앉았지만, 곳곳에서 '뒤끝'을 보이며 충돌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설전도 벌어졌습니다.

원구성 첫주의 풍경을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전합니다.

[기자]

22대 국회가 천신만고 끝에 원구성을 끝냈습니다.

민주당이 독주하는 원구성에 반발해온 국민의힘이 상임위원회에 복귀하며, 드디어 국회가 정상화된 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그 내용을 따져보면 여전히 '반쪽'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여야가 함께 처음으로 마주한 상임위, 원구성 갈등 과정의 남은 앙금에 '뒤끝'이 작렬했던 당시 상황으로 가보겠습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의사일정에 문제를 제기하던 도중,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다 회의는 6분만에 파행됐습니다.

"의사일정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들어가세요."

"예의가 없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어디다 대고 반말이에요 지금!"

서로를 향한 비아냥 수위는 점점 거칠어졌습니다.

"국회법에 위원장 마음대로 돼 있습니까?"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세요."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했지 않겠어요? 국회법은?"

4선 법사위원장과 검사 출신 의원이 자신이 더 국회법을 잘안다고 우긴 건데, '알 만한 분들의 비아냥'에 여야 양쪽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지난 국회에서 윤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3법과 방통위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처리됐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들 법안을 소위에서 더 심의하자고 했으나, 정 위원장은 이를 거절했고, 이후 양측은 서로를 국회법에 따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국회법 2차전'에 들어갔습니다.

과방위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재판 중인 MBC 사장 출신 김장겸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놓고 공방이 펼쳐졌고, 김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야말로 전과 4범이라고 받아쳤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님 아버지라고 부르던데, 조금만 더 있으면 우리 최민희 위원장님 어머니로 등장하실 것 같습니다."

"김장겸 위원님 말씀을 소화할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제가 두 아이를 둔 어머니 맞습니다."

과방위 시작 100분 만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습니다.

의정 갈등 관련 주요 인물이 참석한 복지위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는 의협 회장의 막말들이 소환됐습니다.

"근데 당시 의협이 (환자를 성폭행한) 해당 의사에게 내렸던 징계는 고작 회원 자격정지 2년이었거든요. 그래서 관련 비판하는 논평 냈는데 저한테 미친 여자라 그랬어요."

"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 했다가 고발당하셨고요. 조규홍 장관에게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 하셨고요."

"국민이 가진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생각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을 위한 국토위 청문회에는, 여야 합의 없이 잡힌 일정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원구성을 끝낸 첫날부터 비아냥, 강행 처리, 항의 퇴장이 이어지면서 국회 정상화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진 모습입니다.

일부 의원들의 설전을 보며 씁쓸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상대 의원을 고려하지 않는, 민생과는 동 떨어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할 수 있단 생각에 22대 국회의 험로 예고편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7월 5일, 이번주 금요일 드디어 22대 국회 개원식이 열립니다.

22대 국회가 정식으로 문을 여는 건데요.

민주당 11, 국민의힘 7로 배분된 상임위원장.

겉으로만 반쪽 국회를 벗어난 것이 아닌, 내용도 꽉찬 성적표를 낼 지 두눈 뜨고 지켜봐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원구성 #첫날 #법사위 #뒤끝 #파행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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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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