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군 입대해 월급 절반 나눠...본인 확인 '구멍' / YTN

입영판정검사 대신 받고 입대 후 3개월 군 생활
’대리 입영’ 제안한 남성이 자수하며 사건 드러나
"생계 어려워 의식주 해결하기 위해 대리 입영"
이등병 월급 64만 중 30만 원 나눠 가져


병사 월급이 꽤 올랐다곤 하지만, 이 월급 받으려 대신 군에 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실제 있습니다.

20대 남성이 대리 입대해 군 생활을 하며 월급을 나눠 가진 건데, 허술한 본인 확인에 병무청 설립 이래 처음 적발된 황당한 사례입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군부대에 필요한 운전병을 양성하는 부대입니다.

지난 7월 강원 지역 한 신병교육대로 입영한 뒤 이곳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던 20대 남성 조 모 씨.

조 씨는 과거 이미 군대에 입대한 뒤 건강 문제로 전역했다가 또 입대했습니다.

알고 보니, 입대를 앞둔 20대 남성 최 모 씨를 대신해 입대한 것.

인터넷을 통해 만난 최 씨가 군 월급 절반을 나눠주겠다며 대리 입영을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최 씨 행세를 하며 신체검사를 대신 받고, 신병교육대와 자대 배치에 이어 후반기 교육까지 받으며 3개월 가까이 군 생활을 이어가던 조 씨.

병무청과 군부대까지 모두 속인 군 생활은 발각을 두려워한 최 씨가 자수하며 드러났습니다.

대리 입영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병무청은 경찰에 신고했고, 제 뒤로 보이는 이곳 수송교육연대에서 조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계가 곤란한 상황에서 월급을 나눠 갖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대리 입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이등병 월급 64만 원 가운데 30만 원 정도를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리 입영 적발 사례는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무청은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홍채 인식 등 확인 절차 강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병무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단에 들어갈 때 병무청에서 신분증하고 본인 여부 확인한 다음에 군부대에 입영을 시키거든요. 그 과정에서 저희가 본인 확인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고요.]

검찰은 병역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씨를 재판에 넘겼고, 공범인 최 씨도 조만간 기소할 방침입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성도현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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