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께


[앵커]
아는 기자,대통령실 출입하는 정치부 조영민 차장 나왔습니다.

Q1. 29분이요. 갑작스러운 것인지요?

겉으로 보면 매우 갑작스러웠는데요.

오늘 아침 대통령이 출근했다가 30분 만에 퇴근했고, 그 사이 녹화한 뒤 내보낸 건데요. 

취재해보면 사전에 이런 내용의 담화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일 대통령이 사과와 함께 당과 정부에 일임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했죠.  

당시에도 오늘 담화 내용을 함께 언급하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향후 로드맵이 정리되지 않았던 상황,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지자, 최종 입장을 정한 뒤, 오늘 발표시점을 잡은 걸로 보입니다.

Q2. 세 번째 담화는 사실 일임하겠다는 표현도 그렇고 사과도 있었고요. 2선 후퇴 하는 듯이요. 완전히 달라졌어요.

맞습니다.

임기를 포함해 당에 일임한다더니,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조기 하야 퇴진 제안을 거부하고, 오히려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딨냐"고 정면돌파를 선언한 모양새죠.

대통령실 설명은 당시부터 '일임'이란 단어를 놓고 한동훈 대표와 생각이 달랐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당이 탄핵을 비롯한 대야공세에 나설 줄 알고 일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Q2-1. 5일 전과 전혀 다른 스탠스에 당황스러운데요. 조기퇴진 생각이 없었던 거에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차피 선택지는 두가지다. 

가만히 앉아서 죽는 것, 그래도 끝까지 싸우면서 반전을 도모하는 것. 

가만히 앉아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터에, 한 대표가 조기 퇴진, 그냥 2개월 뒤에 물러나라고 하니 이제는 정면돌파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Q3.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 거군요?

29분 분량의 대통령 담화에서 핵심적인 발언은 크게 3가지 정도 볼 수 있을 텐데요. 

"통치행위였다" "공직자 흔들리지 말라" "마지막까지 싸운다" 이렇게 세가지입니다.

Q4. 통치행위였다는 말이요. 결국엔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이 내란죄 혐의에 대한 답변인 거잖아요?

오늘 대통령은 명확하게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내란이 아니라 대통령의 정당한 통치행위였다. 

헌법기관을 강압에 의해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게 했느냐가 내란죄 관건입니다. 

즉 국회와 선관위에 군이 진입한 부분 말이죠. 

대통령이 이 두 부분에 대해서 장시간 할애해 설명한 것도 이를 알기 때문일 겁니다. 

Q5. 선관위는 점검을 하러 갔다고 했어요?

맞습니다.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라고 본인이 지시한 것이다. 

또 국회에 군을 보낸 것도, 질서유지 차원이었고, 실무장도 못하게 했고, 국회의원도 다 출입하게 했고, 국회가 계엄 해제 의결하면 애초 병력 철수 계획이었다 이런 취지로 말했습니다.

결국 법의 테두리 안에서, 대통령의 권한으로 주어진 만큼만 작동시킨 계엄령이라는 겁니다. 

Q6. 그런데 특전사령관은 대통령이 국회의원 끌어내라고 했잖아요.

오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런 해석도 나오는데요.

대통령의 지시를 들었다는 특전사령관, 그런데 당시 통화가 비화폰 그러니까 보안폰으로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비화폰은 통화 기록은 있지만 녹음은 남지 않습니다. 

물증이 확보될리 만무한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대응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Q7. 공무원, 공직자들에게 동요하지 마라, 이건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 한 말이다. 이 말 두고 증거인멸이라는 말도 나오더군요.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에 용산이 가장 애를 먹는 건, 결국 대통령 밑으로 이번일에 연루된 공직자 입에서 나오는 증언들입니다. 

공직자가 직을 걸고 쏟아내는 진술들이 야당의 공격 지점이 되고 있거든요. 

"비상계엄은 오로지 국방장관하고만 논의했다."  "공직자는 흔들림 없이 매진하라" 당장 3시간 전에 계엄을 논의했다는 경찰청장 진술과도 배치되는 대목인데요.

더 이상 진술하지 마라, 내가 다 책임진다. 일종의 신호로 보는 분위기 입니다. 

Q8. 아까 정면 돌파 얘기도 했지만, 결국 대통령, 싸우겠다는 거잖아요?

야당을 향해 광란의 칼춤이란 표현까지 등장한 대통령 오늘 담화, 대통령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로 마무리 했습니다. 

아직 돌아서지 않은 지지층에게는 결집의 신호가 될 것이고, 오늘 새로운 원내 친윤지도부를 결성한당을 향한 메시지도 됩니다.

뭉쳐서 돌파하자는 메시지요.

Q9. 결국 기조는 버틴다로 정한 거군요?

기조는 확실합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헌법재판소에 가서 기대치 못한 결론을 맞을지 몰라도, 대통령의 직접 변론, 탄핵심판 생중계, 헌법재판소법 다퉈보기 등 쓸 수 있는 카드 다쓰면서 최대한 버틴다입니다.

이재명 대표 대법원 판결까지 버티겠다는 겁니다.

Q10. 가능할까요?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대통령 입장에서는 절박한 선택일지 모르지만,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한 선택이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의 선택은 장기간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갈등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

군을 동원한 계엄에 대해 사과보다는 불가피했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의총장에서도 듣고 있던 여당 의원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네, 조영민 차장과는 잠시후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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