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련의 현장칼럼]공정위, 부당거래위원회?

  • 6년 전


흔히 보는 주사위지만, 이런 정교한 형태는 불과 100-200년 전부터였습니다.

오래 전 동물 뼈 주사위는 특정한 면이 많이 나와 공정을 기하기 어려웠죠.

근대의 주사위도 완벽하게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주사위조차도 공정함을 얻으려는 노력을 우리는 계속해 왔습니다.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독점하지 말아라, 부당 내부거래 하지 말아라, 하청업체 공정하게 대하라.

이런 걸 어길 땐 조사하고, 과징금 매기고 검찰에 고발하는 막강한 칼을 지닌 곳입니다.

그래서 경제검찰로 통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들었다는 비밀장부를 보면 허탈합니다.

고령의 퇴직자를 대기업에 떠맡긴 뒤 을 안락하게 보내도록 만든 문서가 나왔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1년차 연봉은 1억9000만 원, 2년차 연봉은 2억9000만 원 이런 식으로 연차별로 연봉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짜서 대기업에 내밀었습니다.

는 조건까지 붙여 연봉 2억 원을 받도록 한 일도 있습니다.

자녀의 취업을 요구하기도 했죠.

대기업은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부당거래’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아”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막강한 권력을 누리다 보니, 이쯤은 당연한 권리로 생각했던 걸까요?

게다가 부당한 일들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대기업에게 평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공정위 소속 공직자 어느 한 명도 내부고발의 휘슬을 분 적이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붙은‘공정’이란 말이 민망할 정돕니다. 다음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힘을 분산시키는 개편안이 발표됩니다.

“주사위의 변신만도 못했다”
“차라리 부당거래위원회 아닌가”

이런 비난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때가 왔습니다.

그래픽 : 안슬기, 이수정
연출 : 황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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