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폭행 아니면…” 수박 겉핥기식 3분 조사

  • 6년 전


경주 한수원 여자축구팀 하금진 전 감독이 최소 4명의 선수들을 성추행했다는 사실, 전해드렸는데요,

대한축구협회가 선수와 코치 전원을 상대로 긴급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선수 한 명당 면담시간이 3분에 불과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3분 동안 제대로 조사할 수 있었을까요?

권솔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경주 한수원 여자축구팀이 전지훈련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제주의 한 호텔인데요,

어제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곳 1층 로비에서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추가 성폭력 피해 사례를 파악했습니다."

협회 소속 변호사와 심리상담사가 선수들을 한명씩 불러 면담하는 방식,

하지만 선수들은 조사방식과 내용, 면담시간 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A씨 / 경주 한수원 여자축구 선수]
"성폭행 당한 적 있냐 해서 없다고 하고 끝났어요. 그냥 그런 얘기하다가 '네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하고.”

[B씨 / 경주 한수원 여자축구 선수]
"저는 3분 만에 (면담이) 끝났어요.”

30여 명의 선수와 코치진을 면담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 4시간 반.

협회는 짧은 시간, 효과적인 조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최대한 (면담) 시간을 균등하게 배분했고, 빨리 제일 확실하게 (성폭력 피해 조사를) 진행하는 방법은 면담이 아니었나…”

전문가들은 면담 장소를 호텔 로비로 선정한 것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명숙 /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장]
"훤하게 뚫려있는 곳에서 (성폭력) 상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건 말이 안 되고요. 비공개로 실명을 밝히지 않고 심층 조사를 하거나."

하금진 전 감독이 선수 성추행으로 해임된지 4개월 넘게 지나 뒤늦게 진행된 축구협회의 긴급조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의문이 남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kwonsol@donga.com

영상취재 : 김한익
영상편집 :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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