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모아 아동 돕던 할머니 ‘묻지마 폭행’…골절 부상

  • 5년 전


아파트 화단에서 폐지를 정리하고 있던 할머니를 처음 보는 30대 남성이 눈 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렸습니다.

술 취해서 기억이 안난다는데, 재활용품을 팔아서 해외 아동을 후원해온 마음씨 고운 할머니였습니다.

서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얼굴 곳곳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눈은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부었습니다.

78살 남모 할머니가 자신이 사는 경기 부천시의 아파트 화단에서 재활용품을 정리하다가, 만취한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건 어젯밤 10시 쯤.

[피해 할머니]
"내가 살려달라고 그랬는데 소리 지를 때마다 막 두드려 패는 거야 주먹으로."

[서상희 기자]
"묻지마 폭행은 이곳 아파트 안에서도 계속 됐는데요. 남성은 소방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하려는
할머니의 머리를 발로 차기도 했습니다."

남성의 무자비한 폭행은 이웃 주민이 할머니를 발견할 때까지 10분 넘게 계속됐습니다.

[이웃 주민]
"가보니까 코에서 피가 나와서 범벅이 됐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눈에 새파랗게 (멍이) 올라오더라고요."

소일거리로 폐지와 공병을 모아 판 돈을 5년 동안 해외아동 후원에 써 온 할머니는, 눈뼈와 코뼈가 부러져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할머니 가족]
"해외 아동한테 3만 원씩 기부를 하시는 거예요. 남한테 불우이웃 돕기 같은 거 많이 하시거든요."

경찰은 가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남성은 할머니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 경찰 조사에서는 "술에 취해 아무 기억도 안난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석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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