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출정식…3가지 키워드는 ‘반문·국힘·데뷔’

  • 3년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데뷔무대, 그 현장을 다녀온 정치부 송찬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Q. 윤 전 총장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첫 데뷔무대인 만큼 관심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발언이 예상보다도 셌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반문'이 될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분노", "약탈", "독재" 등의 단어를 써가며 비판했는데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중 가장 유명한 이 문구도 거론했습니다.

Q. 그래도 3개월 전까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었는데, 왜 이렇게 세게 비판한 걸까요?

야권 후보로 나서는 만큼 출사표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거고요.

아주 세게 비판한 것은 여러 야권주자들 가운데 자신이 중심에 있다, 이런 것을 보수층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진보층까지 아우르기 위해 센 비판을 쏟아낸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Q.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 보죠. 뭔가요?

'국힘'입니다.

공식 약칭은 아니지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을 이같이 부르기도 하는데요.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났습니다.

Q. 송 기자가 직접 그 때 모습을 촬영했다면서요?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윤 전 총장과 인사를 나눴는데요.

보시다시피, 인연이 있는 권성동 정진석 의원뿐 아니라 다른 의원에게도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이죠.

윤 전 총장의 발언 들어보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먼 행사장까지 내왕해 주셔서 정말 큰 영광이고 감사드립니다. 망가진 나라를 우리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망가진 나라', 그리고 '의원님들과 함께'라는 말이 눈에 띄죠.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들 의원 가운데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의원만 공식 초청을 받았고, 다른 의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들이 향후 윤 전 총장의 지원그룹이 될 수도 있는 셈입니다.

Q. 국민의힘에선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평가가 엇갈리는데요.

[그래픽]
일단 이준석 대표는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 담겨있고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화법이 인상적"이라고 좋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한 중진 의원은 "다른 후보가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도망가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오늘 출사표를 비판했습니다.

Q. 그런데,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든지, "나를 지지해달라" 이런 표현은 오늘 없었던 거 같아요?

네 맞습니다.

'대통령이 왜 윤석열이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요.

선거법상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에야 지지를 호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도 "오늘은 대선 출마보다는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지지 호소나 공약 발표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Q. 세 번째 키워드 봅시다.

'데뷔'입니다.

오늘은 검사 윤석열이, 정치인 윤석열로의 변신을 선언하는 날이었죠.

윤 전 총장하면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특유의 직설화법을 떠올리는 분이 많죠.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날카로운 직설 표현을 쓴 반면에, 보수층에서 민감할 수 있는 현안에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썼습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어떤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정부가 정권 말기에 수습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지역 연고 정치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도."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 무역분쟁 당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언급한 '죽창가'를 거론하며 정부 비판을 한 것이고, 대구경북 지역 여론에 대한 답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역 연고 정치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취했던 당시 책임자였죠.

Q. 오늘 정치 데뷔무대였는데, 그전 검찰총장 때 모습과 비교하면 달라진 게 있습니까?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와 오늘 기자회견을 비교해보죠.

큰 손동작 등이 오늘은 없었습니다.

지난해엔 방어를 하면서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거라면, 오늘은 첫발을 내딛으면서 메시지 전달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윤 전 총장 측은 설명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현장에 설치된 프롬프터를 보면서 발언을 했고요.

예정된 시간이 다 돼서 사회자가 행사를 마치려고 하자 추가 질문을 더 받겠다고 자진하기도 했습니다.

Q. 정치에 뛰어들었으니 이제 전언정치 하지 않고 직접 나설 텐데, 뭘 한다고 합니까?

이르면 이번 주가 될 수도 있는데요.

민심을 듣는 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청년부터 우리 사회 원로까지, 그리고 보수, 중도, 진보층이든 두루 얘기를 듣겠다는 구상입니다.

스펙트럼을 최대한 확장한 뒤에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광화문에 준비한 캠프도 이번 주 중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정치부 송찬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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