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쓰레기산 만들고 튄 조폭…“치우려니 수억 원 들어”

  • 작년


[앵커]
남의 공장을 빌려서 각종 폐기물을 버리고 잠적하는 범죄 저희가 여러 번 보도해드렸는데요.

취재를 해보니 조직폭력배와 브로커가 연루된 조직적인 범죄였습니다.

피해를 본 이 공장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공장을 가득 채운 폐기물이 발견된 건 지난 2019년 5월.

임차인이 공장을 빌린 뒤 쓰레기만 버리고 달아난 겁니다.
 
4년이 지난 지금 공장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공장 마당엔 여전히 건축 자재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고, 공장 안에도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공장에 연결된 창고입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천장 높이까지 폐기물이 쌓여있는데요.

창문 너머로 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는게 보입니다.

공장주는 쓰레기 일부만 치우는데 4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피해공장 소유주]
"치우고 싶어도 금액이 엄청나니까 방법이 없더라고요. 6~7억 정도 든다고 보거든요."

폐기물 방치로 불이 난 공장도 있습니다.

[인근 공장 관계자]
"월요일 새벽에 났는지 우리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때는 공단이 휴무거든요. 의아했죠. 아무도 없는데 불이 났지."

당시 공장은 전기가 끊겼던 상태.

결국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장주는 건물 두 동을 잃었습니다.

처음 불이 시작됐던 곳엔 불에 그을린 폐기물 더미가 4년째 방치돼있는데요.

쓰레기 사이엔 이끼가 자랐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악취도 상당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쓰레기산 문제, 대부분 조직적으로 이뤄진 범죄였습니다.

자금력이 있는 조직폭력배가 총책을 맡고, 브로커를 통해 쓰레기를 버리려는 업체를 소개받습니다.

이후 중간책이 투기할 장소를 바지사장 명의로 빌려, 폐기물을 내다버린 뒤, 잠적하는 겁니다.

[서봉태 / 환경부 폐기물 불법투기 감시위원]
"(조폭은) 현장에 잘 안 나타나요. (이 공장도 배후에 조폭이 있어요?) 있다고 봐야 되죠. (경찰이 수사를 통해서 밝혀냈나요?) 수사를 거기까지 다 못 했죠."

일당 일부가 실형을 살고 나와도 그뿐입니다.

[피해공장 소유주]
"최고 (형) 받은 사람이 1년 6개월 받았습니다. 1년 6개월 받은 걸로 끝이더라고요. 이미 징역형을 살았으니까 죗값을 치렀다고 더 이상 누구도 (치우라고) 독촉을 안 하니까."

지자체가 강제로 쓰레기를 치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행정) 대집행은 저희가 집행하면서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토지주 분이 억울한 면이 있을 거고, 또 행위자들은 재산이 없는 경우가 있고 하면 회수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쓰레기 공장을 매각해도 문제입니다.

폐기물로 가득차 있던 공장을 시세 19억 원 보다 저렴한 3억 원에 구입한 새 건물주. 

쓰레기는 모두 치웠지만, 철제 골조는 휘어져있고, 기둥 쏠림을 방지해주는 지지막대도 빠져있습니다.

투기업자가 쓰레기를 더 넣기 위해 화장실도 다 부쉈습니다.

결국 보수 비용만 19억 원이 들었습니다.

[새 공장주]
"보수하는데 상당히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손실을 좀 많이 봤습니다. 약 3억 이상."

버린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 폐기물 불법 투기.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 강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강한길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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