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전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로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가 오랜만에 언론과 만났습니다.

작가는 우리 시대가 겪은 이야기가 곧 문학이라며, 문예적 재간보다 삶이 담긴 이야기에 집중하라고 충고합니다.

박순표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에서 현대까지 철도 노동자의 이야기를 빠른 호흡과 전개로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문장에서 '잔기술'을 털어낸 묵직한 서사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구상에서 출판까지 30년이 걸렸을 정도로 고민이 많았지만, 정작 작가는 너무 즐겁게 썼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황석영 / 작가 : 소설이 잘 써지는지, 못 써지는지 알려면 자기가 쓰면서 즐거워야 합니다. 철도원 삼대는 제 영등포의 유년시절을 썼기 때문에, 사실은 오랜만에 쓰면서 제가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1960년대 고등학생 때 등단한 이후 60년 넘게 글을 써 온 작가에게 현장과 경험은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시위와 노동 현장, 베트남 전쟁 참전, 월북 사건 등 시대를 관통했던 치열한 경험과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는 30여 편의 소설로 남았습니다.

시대가 겪은 경험이 소설이라는 걸 직접 보여줬습니다.

[황석영 / 작가 : 한반도에서 살아온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남녀가 다 자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10권에서 100권 나온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 정도로 사연이 많은 나라예요.]

그러면서 젊은 작가와 독자들에게 문학의 본질은 글 재간이 아니라, 삶이 녹아있는 이야기라는 걸 잊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황석영 / 작가 : 서사보다는 문예적 재간에 기대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럼 독자들이 소외되죠. 독자들이 재미있으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죠]

한국 근현대사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세계 독자들에게서 보편성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 황석영 작가.

다음 달 21일 수상작을 발표하는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한 나라의 역사적 이야기와 정의에 대한 소설가의 탐구가 돋보인다는 말로 작가를 평가했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촬영기자:김종완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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