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강원도 삼척의 폐광산 수로에서 산양이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보호 울타리만 설치했어도 일어날 리 없는 일인데요.

더구나 이곳은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입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옛 광산이 있던 삼척의 산속.

광물찌꺼기 유출을 막기 위해 9년 전쯤 복원공사가 이뤄졌습니다.

계곡에 1.8km와 1.2km의 수로 두 개가 각각 설치됐습니다.

상류 쪽 수로 바닥에 산양 한 마리가 죽은 채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7∼8년생 수컷인데, 수로에 떨어져 죽은 지 보름 정도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산양이 죽은 채 발견된 수로입니다.

깊이가 2m를 훌쩍 넘어서 야생동물이 한 번 떨어지면 사실상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불가능합니다.

이 수로에서 산양이 죽은 것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수로에 울타리만 설치돼 있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조범준 / 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안전 로프 정도만 설치해도 산양이 이렇게 죽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그러한 시설을 안 해놓고 방치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계속 생기는 거죠.]

환경부는 지난해 1월 뒤늦게 광해관리공단에 울타리 설치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유인혁 / 한국광해관리공단 강원지사 과장 : 인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걸리고 해서 공사 기간이 지연된 것은 아니고요. 정상적으로 했고 오히려 3개월이나 단축된 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동물이지만 현재 국내에 남은 산양은 9백 마리 안팎,

특히 이 일대는 산양이 200마리 넘게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 서식지입니다.

정부는 산양을 복원한다며 해마다 10억 원 가까이 쏟아붓고 있지만 남아있는 산양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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