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타인을 훔쳐보는 일.
엄연한 사생활 침해입니다.
반지하 주택이나 아파트 저층은 특히 불안하죠.
집 안을 침범하는 시선을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지,
성혜란 기자가 법원의 판단 기준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소독약 연기가 집 안으로 뿜어져 들어오고, 취객의 행패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반지하 거주 가족의 삶을 담아낸 영화 '기생충'.
창문만 열면 쉽게 집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반지하와 저층 가구를 노린 범죄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 봉천동에서 한 남성이 반지하 창문을 열고 음란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됐고, 경기 안산에선 아파트 1층 테라스에 침입해
6차례 여성을 훔쳐 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 씨 / 반지하 거주]
"인기척 같은 경우에는 여러 번 느꼈죠. 여름철이라 많이 덥고 습한 데도 두려워서 창문을 잘 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창문을 연 남성을 마주할 뻔한 여성도 있습니다.
[B 씨 / 저층 거주]
"창문 여는 소리가 큰 소리로 들리길래 누구냐고 하니까 도망을 가고… 집을 알고 있으니까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고요."
하지만 처벌로 이어지기까진 산 넘어 산입니다.
창문을 열고 안을 보더라도, 이렇게 방충망과 쇠창살이 있어서 얼굴 등 신체를 집어넣지 않았다면 주거침입죄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목욕하는 여성을 훔쳐보기 위해 반지하 창문을 연 남성에게 지난 2013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민 / 형사 전문 변호사]
"(주거침입은) 강간 등 흉악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벌 강화라든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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